오르페우스 시리즈

Description

퇴폐적이고 전복적이며 예술적 발명으로 가득 찬 장 콕토의 영화는 신화를 탄생시킨 만큼이나 불안을 불러일으킨다. 콕토는 전쟁 전 파리에서 가장 다재다능한 예술가였다. 시인, 소설가, 극작가, 화가, 유명인, 영화 제작자 등 그의 다양한 재능은 대담하고 몽환적인 영화에 집약되어 전 세계 관객을 매료시켰다. <시인의 피>, <오르페>, 그리고 <오르페우스의 유언>에서 콕토는 오르페우스 신화를 활용하여 예술가와 그의 창작물, 현실과 상상력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한다.

장 콕토의 오르페우스 삼부작의 첫번째 작품인 이 영화는 위대한 실험 영화 중 하나로, 삶과 죽음의 치열한 관계에 얽혀있는 시인의 강박관념을 포착하려는 노력의 한계를 끌어내고 있다. 총 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영화로 시인이 겪는 창작의 고통과 죽음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같은 해 만들어진 루이스 부뉴엘의 <안달루시아의 개>와 더불어 초현실주의 영화의 마지막 걸작으로 평가받는 작품. 스토리의 정합성보다는 스타일에 치중한 영화로 콕토 스스로 '비사실적인 사건에 관한 사실적인 다큐멘터리'라 부른 영화이기도 하다.

지적이며 미남인 시인 오르페와 술의 시인인 세제스트는 동료 시인들과 자주 카페에 드나든다. 어느날 검은 머리와 검은 옷에 진주 목걸이를 걸친 아름다운 죽음의 여왕이 롤스로이스를 타고 이곳에 나타난다. 죽음의 여왕은 부하 두 명으로 하여금 술에 취한 세제스트를 오토바이로 치여 죽이게 한다. 때마침 오르페는 그 광경을 목격하고, 여왕은 오르페와 함께 이미 숨진 세제스트를 싣고 죽음의 나라로 달린다. 당연히 병원으로 가는 줄 알았던 오르페지만 간 곳은 폐허가 된 별장이었다. 오르페는 죽음의 여왕이 세제스트를 불러일으켜 거울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게된다. 얼떨결에 오르페도 따라가다 겨울에 부딪혀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다시 의식을 찾았을 때는 낡은 별장의 흔적은 간 곳이 없고 황량한 들판에 자신이 쓰러져 있음을 알게 되었다. 오르페는 다시 생의 나라로 돌아오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매력적인 여왕의 모습 때문에 사랑하는 아내였던 유리디스마저 돌보지 않고, 오로지 자동차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나라의 암호에만 귀를 기울이게 된다. 한편 죽음의 여왕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오르페를 사랑하게 되는데...

오르페우스 삼부작의 마지막 작품이자 장 콕토의 유언과도 같은 작품. 콕토 자신이 시인으로 직접 출연하여 시인의 삶과 죽음, 부활을 보여 준다. 시의 영감을 얻기 위해 다른 세계를 통과하는 여정이 이중 인화, 음화, 디졸브, 슬로우 모션 등 다양한 효과를 통해 그려진다. 장 마레, 마리아 카사레스 등 절친했던 배우들은 물론이거니와 파블로 피카소, 프랑수아즈 사강, 샤를 아즈나부르, 율 브리너 등 다양한 인물들이 카메오로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