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 공장을 점검하던 중 실수로 얼굴에 큰 화상을 입은 오쿠야마는 얼굴을 잃게 되고, 아내와 동업자인 전무, 비서들과의 대인 관계도 잃었다고 생각한다. 얼굴을 완전히 바꾸어 자신의 아내를 유혹하기로 결심한 그는 정신과 의사를 찾아간다. 의사는 오쿠야마에게 모든 행동을 보고 한다는 조건으로 가면을 만들어 주는데... 이베 코보의 동명 소설을 1960년대 당시 새롭게 떠오르던 감독 테시가하라 히로시가 영화화한 작품. 얼굴에 큰 화상을 입고 얼굴을 잃은 후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하게 된 한 남자가 ‘타인의 얼굴’을 지니게 되면서 겪게 되는 심리적 변화와 그를 통해 ‘얼굴’이 상징하는 개인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인간의 온갖 장기로 가득한 병원의 초현실적이면서 기이한 풍경, 얼굴을 스스로의 정체성이라 믿으며 그것을 주변 사람들과 부인에게 시험해보려는 남자의 욕망과 좌절 등 왜곡된 인긴 심리를 우울하고 어둡게 묘사했다. 일본 영화음악계의 거장 타케미츠 토오루의 음악 역시 영화의 어두운 분위기를 잘 살려내고 있다.

고이즈미 야쿠모의 괴기담 중에서 4편의 에피소드를 영상으로 옮긴 옴니버스 영화. 출세를 위해 아내를 버리고 떠났던 무사(‘흑발’), 눈보라 속에서 설녀를 만나 목숨을 건진 청년(‘설녀’), 귀신을 피하기 위해 불경을 몸에 써넣는 맹인 악사(‘귀 없는 호이치’), 찻잔 속에서 기묘한 얼굴을 본 무사(‘찻잔 속’)의 이야기가 오싹한 공포와 함께 펼쳐진다. 환상적인 색채와 표현적인 세트를 이용한 뛰어난 미술과 촬영이 돋보이며, 다케미쓰 도루의 실험적인 음악 또한 탁월하다. 에 이어 두 번째로 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다.

브루클린의 가난한 아일랜드 이민자 가정. 책을 좋아하는 당찬 13살 소녀 프랜시는 아버지 조니를 무척 따른다. 엄마 케이티는 악착같이 살림을 꾸리려 하지만, 조니는 안정된 일자리보다 꿈을 그린다. 그러던 중 케이티는 셋째를 임신하고, 조니에게 프랜시가 학교를 그만두게 해야겠다고 한다. 딸이 얼마나 학교를 좋아하는지 아는 조니는 눈보라 속에 일자리를 구하러 간다. 베티 스미스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카잔의 데뷔작으로, 가난한 이민자 가정의 소녀 프랜시의 성장을 그렸다. (2017년 영화의 전당 - 엘리아 카잔 특별전)

말년의 미식축구 선수 필(Phillip Elliott: 닉 놀테 분)은 매일 아침 고통 속에 잠을 깬다. 경기특성상 잦은 부상을 입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식축구의 거칠고 남성적인 매력에 빠져 축구를 포기하지 못하는 필은 진통제를 복용하며 경기에 임하고 그의 축구에 대한 미련을 이해 못하는 여자 친구 샬롯(Charlotte: 데일리 하돈 분)은 쉽게 이별을 고한다. 그후 필은 예전같지 않은 자신의 플레이, 샬롯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경기의 승패에만 집착하는 구단과의 갈등으로 실의의 나날을 보내고 그런 그가 선수로서의 수명을 다했다고 판단한 구단 이사회는 사립 탐정을 통해 그의 부정 행위를 조사하고 '선수에게 도덕적 하자가 있을 시 보수를 지불않고 해고할 수 있다'라는 계약 조항을 들먹이며 무보수 해고를 통보하는데...

10년의 형기를 마치고 출옥한 금고털이 전문가 앤더슨은 출소하자마자 또다른 계획을 추진한다. 조직의 재건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뉴욕동쪽의 호화 빌딩을 매입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앤더슨은 7명의 전문가들을 모아서 계획을 추진하는데 이들은 FBI 경찰 등 모든 수사기관의 감시망에 그들의 계획이 도청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이 상황을 역이용하는데.

핵전쟁이 끝난 이후의 세계는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고, 그속에서 인간들은 살아남을 희망을 잃게 되자 강간과 살인을 저지르는 등 더욱 더 포악한 모습으로 변해가며 서서히 죽어간다. 한편 방사능 물질을 피해 잠수 중에 있던 미 해군 잠수함 승무원들은 어딘가에서 발신되는 모르스 신호를 추적하는데, 그 신호는 분명 전멸되어 버린 도시에서 오는 것이었다. 분명 생존자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 승무원들은 마지막 기대와 함께 죽음을 무릅쓰고 출항을 결심한다. 그런데 막상 도시에는 사람의 흔적은 없고 모르스 발신기에 무언가가 걸려서 바람에 흔들리며 불규칙적인 신호를 보낸다. 폐허가 되어버린 도시에서 엄청난 무게의 절박감이 그들을 엄습하는데...

플로리다의 한적한 해변 마을 팔메토, 뉴스 리포터인 해리(Harry Barber: 우디 해럴슨 분)는 만성적으로 부패한 그 마을에서 관리의 부당 이득을 파헤치려다 2년 동안 아무 죄도 없이 감방에서 썩는다. 혐의 없음으로 출소한 해리를 그의 여자친구인 니나(Nina: 지나 거숀 분)는 격렬한 키스로 환영한다. 마치 지난 2년간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우연히 술집에 들른 해리는 리아라(Mrs. Donnelly aka Rhea Malroux: 엘리자베스 슈 분)는 신비스런 금발과 뇌쇄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그야말로 침을 꼴깍 삼키게 하는 여성을 만난다. 그로서는 도저히 저항할 수 없는 제안과 함께. 그 제안이란 실은 아주 간단하다. 그저 5만 달러라는 가격표가 붙은 사기일 뿐. 리아는 펠릭스(Felix Malroux: 롤프 홉 분)라는 엄청난 부자의 아내이고 불행하게도 늙은 그녀의 남편은 암으로 죽어가고 있었다. 엄청난 재산에 비해 펠릭스는 구두쇠였고 그 때문에 늘 불만족스러웠던 리아와 그의 딸 오데뜨(Odette: 크로 세비그니 분)는 결국 엄청난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이 계획에서 해리가 해야할 일이라곤 그저 그가 오데뜨를 납치했다는 전화 한 통화 뿐이다.

중국에서 로터스 X를 필름에 담아오던 사우스 미어(Lord Edward Southmere: 데렉 니모 분)는 영국에 도착하자 마자 중국인들에게 쫓기게 된다. 그는 얼떨결에 박물관 공룡화석 속에 필름을 감추고 기절한다. 그때 뒤이어 유모들이 도착하고 사우스미어는 필름을 찾아달라고 말한 후 중국인 헙(Hnup Wan: 피터 유스티노브 분)과 권(Quon: 클리브 레빌 분)에게 끌려간다. 보모 해티(Hettie: 헬렌 헤이스 분)와 에밀리(Emily: 조안 심스 분)는 보모들을 모아 필름을 찾아보나 실패한다. 헙과 권은 사우스미어가 사실을 실토하지 않자 공룡을 훔쳐낸다. 그것을 본 유모들은 공룡을 가로채 시골로 달아난다. 그러나 공룡이 잘못된 것을 깨달은 그들은 낭패한다. 헙과 해티의 집 아이 캐슬배리(Lord Castleberry: 앤드류 도브 분)의 말을 들어 다른 공룡 속에서 필름을 찾는다. 그때 권은 반기를 들어 헙을 정보극장 자리에서 내쫓고 뒤이어 들이닥친 유모들과 일대 격전이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