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날처럼 친구들과 길을 걷던 씨씨는 지나가던 백인들의 혐오발언에 시비가 붙는다. 씨씨는 자신을 공격하려는 남성을 막고자 들고 있던 가위로 그를 찌르게 된다. 그녀에겐 자신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었지만 경찰과 언론은 그녀의 피부색과 지정성별에만 주목할 뿐이다. 생존자 씨씨는 살인마 크리샨이 되어, 트랜스 여성임에도 남성 전용 감옥에 갇힌다. 이것은 씨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씨씨를 통해 유색인종 성소수자들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차별을 묵인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이들은 만나 서로의 이야기가 주는 울림을 나누고, 서로의 눈물을 닦아준다. 세상이 가두려 했지만 너무나도 자유롭게 불사조처럼 날개를 펴고 춤을 추는 씨씨. 이 세상 모든 씨씨에게 자유를. (2017년 제22회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남선) 작품해설 세상은 수많은 존재를 불온하다 규정한다. 씨씨는 유색인종 트랜스여성이다. 존재를 쉬이 단어들로 나열하는 세상에서, 그녀의 많은 부분들은 혐오의 대상이다. “예쁜 흑인”이라 불리며 어두운 길을 걸을 때 뒤따르는 발걸음이 주는 공포. ‘여성’인지 의심하는 눈초리가 온몸을 휘젓는 느낌. 씨씨는 다른 불온한 존재들처럼 혐오범죄에 맞닥뜨린다. 그에 맞서 살아남은 씨씨를 세상은 살인자라고, ‘흑인 남성’이라고 부른다. 혐오의 시선은 그녀가 증언하는 ‘그녀’를 끊임없이 부정한다. 남성 전용 교도소에 갇힌 씨씨의 몸은 비정상이고 위험한, 격리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하지만 그녀와 만나고, 그녀를 기록하고, 그녀에 대해 말하고, 그녀의 삶에 연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씨씨의 이야기와 자신의 이야기가 만났기에, 혹은 그저 씨씨와 함께 하기 위해. 혐오에 대한 저항이 이들에게는 삶을 만드는 축제 같다. 지지하는 말이 이어지며 50년 전의 ‘씨씨’, 오늘날의 ‘씨씨’, 세계 어딘가에 있는 ‘씨씨’가 만난다. 혐오에 저항해온 우리의 불온한 연대는 끝나지 않는다. 우리가, 씨씨다. (2017년 제22회 서울인권영화제 프로그램 팀)
1981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Merrily We Roll Along》의 출연진과 제작진이 출연하여, 모두가 흥행을 예상했던 제작 당시의 흥분과 의외의 결과에 대한 절망을 털어놓는다.
1970년대부터 전 세계의 레즈비언들이 고대 그리스의 시인 사포의 고향인 레스보스 섬에 모여들었다. 이들이 지역 마을에서 자신들의 파라다이스를찾고 자신들만의 레즈비언 커뮤니티를 구축하면서 이 지역 사람들과의 긴장이 고조된다. 두 집단 모두 레즈비언 정체성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가운데, 현지인이자 레즈비언인 감독 젤리 하드지디미트리우는 그 중간에서 40여 년 동안의 사랑, 공동체, 갈등 그리고 수용의 의미를 기록했다.
유명한 스릴러 작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사적인 기록들과 가족, 연인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만든 다큐멘터리. 사랑을 테마로 '정체성'이라는 것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친 하이스미스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본다.
젊은 에바가 자아를 발견해 나가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공공의 볼거리로 만들어버리는 인터넷 시대의 단면을 포착한다. 그 속에서 에바는 ‘여자는 곧 어떠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에 도전한다. 에바의 파편화된 성격들은 단일하게 고정된 정체성이라는 개념이 이제는 옛말이 되어버리고 새 시대가 등장했음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