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미치코와 함께 살고 있는 초로의 신사 히라야마. 히라야마는 친한 친구로부터 딸을 결혼시키라는 이야기를 듣지만 자신의 눈에 비친 딸은 어리게만 보인다. 이후 술에 취한 중학교 은사를 집까지 배웅했다가, 그 옛날 아름다웠던 은사의 딸이 결혼도 하지 않은 채 아버지를 걱정하며 늙고 초췌한 모습으로 변해있는 모습을 보고 딸 미치코를 떠올린다. 일본영화계 전체가 하향세를 그릴 즈음 오즈와 노다 콤비가 만든 마지막 작품이자 오즈의 유작. 실제 미혼으로 평생을 살았던 오즈가 어머니에 대해 느끼는 애정은 남달랐고, 이 작품의 시나리오 집필 중에 어머니를 잃은 오즈가 바라보는 노년의 고독 또한 다른 사람들보다 더욱 가혹하고 엄격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밝고 유머러스한 화면의 저변에 흐르는 적막감이 선명하게 그려져 가슴을 에이는 이 영화는 이제까지의 작품 중 최고의 원숙미를 자랑하는 영화다. 부드러운 유머와 함께 이제까지 즐겨 다루어왔던 이전 테마로 다시 돌아간 작품이다.

창립 70주년을 맞아 개축을 위해 촬영장을 철거하는 '은영' 영화사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전설적인 여배우 '후지와라 치요꼬'의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을 '타찌바나 겐야' 에게 맡긴다. 평소 그녀의 작품을 수십 번이나 봤을 정도로 열혈 팬이었던 그는 그녀를 찾아 나선다. 그녀는 전성기를 누리던 30년 전 갑자기 은막 뒤로 사라진 뒤, 신비에 둘러싸여 온 인물. 타찌바나는 어렵게 찾아낸 그녀에게 그녀가 잃어버린 추억의 열쇠를 내 놓으며 인터뷰를 시작한다. 그 열쇠는 소녀 시절 그녀가 한 남자에게 받았던 것이자 그녀의 평생을 이끌어온 운명이었다. 1923년 관동대지진과 함께 태어난 치요꼬. 한참 국가가 전쟁에 몰두하고 있던 때, 그녀는 경찰에 쫓기고 있는 한 남자를 만난다. 부상 입은 그를 집에 숨겨주던 그날 밤 처음 만난 그에게 첫사랑을 느끼지만, 의문의 남자는 치요꼬를 다시 보지 못한 채 경찰을 피해 만주로 떠나버린다. 진정한 평화가 오면 고향의 밤하늘을 보여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가장 소중한 것을 여는 열쇠'만 남긴 채. 얼마 후 우연히 영화출연 제의가 들어오자 치요꼬는 그 제안에 순순히 응한다. 영화를 촬영하게 되는 만주에 그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 이때부터 그녀의 영화인생이 시작된다.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는 군주 또는 무사를, 에도 시대에는 반역죄인을, 막말에는 반역자로 몰린 개혁운동가를, 그를 처음 만난 1930년대 말에는 민권운동가를 사랑하는 여인으로, 치요꼬는 열쇠의 남자를 향한 사랑을 영화를 통해 더욱 키워나가는데... 그녀가 갑자기 은막 뒤로 사라진 이유는 무엇이며, 그 열쇠의 남자와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뉴 잉글랜드의 작은 해안 피서지 애미티(Amity). 아주 평화로운 바닷가 마을로, 우정이란 뜻을 가진 이 마을은 전형적인 작은 바닷가 마을이다. 이곳은 여름 피서객들을 상대로 하는 것이 마을 수입의 전부다. 여름이 되어 막 해수욕장이 개장하기에 앞서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한밤의 백사장에서 캠프파이어를 하며 젊음을 불태우고 있다. 이때 한 여자가 옷을 하나씩 벗어 던지면 모래밭을 달려가더니 바다로 헤엄쳐 들어간다. 달빛 아래 바다. 하지만 그 여자는 갑자기 무언가에 물리기라도 한 것처럼 바닷물 속으로 빨려 들어가더니 사라져버린다. 다음날, 바닷물을 싫어하는 도시 출신의 브로디 경찰서장이 전화를 받는다. 여자의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것. 악어나 상어에게 묻어 뜯긴 게 분명한 그 시체는 찢겨져 있었고, 그는 즉시 해안을 폐쇄한다. 하지만, 마을의 책임자인 시장은 이 마을은 피서객들로 돈을 버는 곳이데 어떻게 하려고 그러느냐면서, 해안 경비를 강화하고, 감시 속에서 여름 해수욕장을 개장시킨다. 하지만 결국 일은 터지고, 한 소년이 상어의 습격을 받게 된다. 이제 이 마을은 상어의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상어에 현상금이 붙자 상어사냥꾼들이 몰려든다. 하지만 다들 별볼 일 없이 그저 상금만 노리고 온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중에 두 명의 전문가가 찾아온다. 바로 상어 박사인 마틴 후퍼와 이 마을의 어부이자 카리스마 넘치는 퀸터 선장이 그들이다. 결국 브로디 서장과 퀸터 선장, 매트 박사는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상어 사냥에 나서는데...

1912년 파리, 금발의 귀여운 독일인 쥴과 까만 머리에 콧수염이 매력적인 프랑스인 짐은 우연히 접한 매혹적인 조각상과 똑 닮은 신비로운 여인 카트린을 만나고, 동시에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 때부터 쥴과 짐 그리고 마성녀 카트린의 인생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적극적인 애정 공세로 카트린과의 결혼에 성공한 쥴. 하지만 쥴과의 사이에서 권태를 느끼던 카트린은 오랜만에 그들을 찾아온 짐과 불 같은 사랑에 빠지고, 급기야 이들 세 사람은 기묘한 동거에 들어간다. 하지만 영원히 쿨할 것만 같던 이들 사이에 질투와 집착이 비집고 들어오는데...

파리 근교, 똑똑하고 유명한 외과의사 제네시에는 차사고로 사랑하는 딸 크리스티안의 얼굴을 망가트리게 된다. 딸의 망가진 얼굴을 보고 죄책감을 느끼던 제네시에는 비서인 루이스를 이용해 젊은 여자들을 납치하고 그들의 얼굴을 크리스티안의 얼굴로 이식시키려고 하는데...프랑스 공포소설의 전통에 기반한 "얼굴 없는 눈"은 얼굴을 바꾼다는 엽기적인 설정을 시적 감수성으로 담아내는 독특한 작품이다.

폴란드 남자미용사인 카롤은 아내 도미니크한테 이혼을 당한다. 이혼 사유는 성적 욕구 불만. 모든 것을 잃게 된 카롤은 조국 폴란드로 돌아간다. 공산주의가 붕괴되고 자본주의화 되어가던 그곳에서 카롤은 도미니크와의 재결합을 위해 돈벌이에 혈안이 된다. 웬만큼 돈벌이에 성공한 카롤은 모든 것을 도미니크에게 양도한다는 유언장과 함께 거짓으로 죽는다. 연민과 속죄의 눈물을 감추며 장례식에 참석한 도미니크는 지친 몸으로 호텔에 돌아온 그는 침실에서 기다리던 카롤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는데...

LA, 뉴욕, 파리, 로마, 헬싱키. 같은 날, 같은 시간, 각기 다른 5개 도시 속 택시 안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옴니버스 영화.

대니 로즈는 그리 성공하지 못한 브로드웨이의 연예 매니저로 재기의 기회를 잡은 가수 루를 위해 일한다. 자신의 재기 공연에 내연녀 티나를 초대하고 싶은 루는 대니에게 연인인 척하고 티나를 데려오라고 부탁한다. 그런데 질투심 많은 루는 대니와 티나의 연기가 실제라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마약 중독자인 밥은 그의 아내 다이앤과 친구 데이빗, 네이딘과 함께 약국을 털며 생활한다. 약국에서 가져온 약들은 환각제로 둔갑하여 그들에게 기쁨을 주기도 하고, 환각제를 찾는 이들에게 판매가 되어 돈을 벌어주기도 한다. 하지만, 밥의 뒤를 끈질기게 쫓아다니며 괴롭히는 경찰때문에 그들은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한다. 하지만, 새로운 보금 자리 역시 경찰의 감시를 벗어나기는 힘들다. 밥은 그를 감시하고 있는 경찰을 골려주려고 이웃집 남자를 부추겨 경찰에게 총을 쏘도록 꾀를 부린다. 어느 모텔에 묵고 있던 넷은, 의견충돌로 다투게 된다. 밥과 다투고, 항상 밥에게 복종하는 데이빗에게 화를 낸, 네이딘은 모텔에 혼자 남게 되고, 나머지는 병원을 털러 간다. 하지만, 병원에서의 약탈은 쉽지 않고, 이들은 간신히 병원을 빠져나온다. 모텔에 들어온 그들은 약물과다로 시체가 된 네이딘을 발견하고, 시체의 처리로 고심한다. 결국, 임시로 모텔의 천장에 숨겨두려고 하지만, 곧 이 모텔에서 지방경찰들의 행사가 열리기 때문에 방을 비워달라는 요청을 받게 된다. 사방에 경찰들로 쫙 깔린 모텔에서 어떻게 시체를 처리할지 난감한데…

모든 것이 군대식으로 계급화, 획일화된 영국의 전통적인 사립학교 기숙사. 반항적인 소년 믹 트래비스는 숨 막히는 예배의식과 권위주의적인 교사들, 강압적인 규율을 견디다 못해 두 친구와 함께 전쟁을 일으키기로 한다. 개교기념일을 맞이하여 지붕 위로 올라간 그들은 기관총을 난사하고, 군인 출신의 교장은 그들을 향해 발포를 명령한다. 개인의 자유를 부정하고 억압하는 권위적인 제도들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선전포고와 전복적 가치관을 담고 있는 이 영화는 68혁명 당시의 분위기를 반영한 강렬한 시대정신과 제도교육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초현실적인 미장센으로 그려지고 있다. 장 비고의 걸작 에 바치는 오마주이다

폴(말론 브랜도)은 아파트를 둘러보러 왔다가 아름다운 젊은 여성인 쟌느(마리아 슈나이더)를 만난다. 둘은 미친듯이 서로를 탐닉하고 적나라한 정사를 즐기지만 서로에 대해서 알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런 관계를 맺고도 폴과 쟌느는 자신의 생활로 돌아가 폴은 자신의 아내가 자살한 허름한 한 여관으로, 쟌느는 그녀에 관한 영화를 만들고 있는 그녀의 약혼자 톰에게 돌아간다. 그러나 그들은 다시 아파트에서 만나 다시 서로를 원하는 깊은 관계가 되는데...

대학 시절에 친했던 두 사람 코스모(College-Aged Cosmo : 조요 마 분)와 마틴(Martin Brice : 로버트 레드포드 분)은 컴퓨터를 이용해서 가진 자들의 돈을 빼돌려 각종 자선사업단체에 돈을 기증한다. 그러던 어느날 코스모는 마틴이 잠시 나간 사이에 경찰에 끌려가게 되고, 마틴은 캐나다로 탈출하여 마틴 비숍(Martin Bishop)이란 가명을 쓰고 몇년 후 다시 귀국해서 전과 기록이 있는 각종 부문의 전문가들을 모아 옛날에 하던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 한편, 12년의 복역을 마치고 나온 코스모는 저명한 수학자 자넥(Dr. Gunter Janek : 도날 로거 분)이 만들어낸 블랙 박스, 즉 암호 판독기를 그의 옛 친구인 마틴을 이용해서 훔칠 수 있도록 부하들에게 지시한다. 국가안보요원이란 거짓 신분을 내세우며 마틴을 찾아온 코스모의 부하들은 마틴에게 거액의 돈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일을 해줄 것을 요구한다. 마틴과 그의 동료들은 그 블랙 박스를 훔쳐와 그들에게 넘겨주는데 결국이 모든 일이 죽었다고 생각했던 친구 코스모가 꾸민 짓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마틴은 블랙박스를 되찾기 위한 계획을 세워 코스모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서 다시 그 물건을 자기 손에 넣게 되지만 코스모는 마틴의 애인인 리즈(Liz : 매리 맥도웰 분)를 인질로 잡고 협상을 벌여 또다시 코스모에게 넘겨주게 된다. 그러나 마틴은 블랙박스의 가장 중요한 부품인 칩을 빼내어 보관하고, 그것을 이용하여 다시 가진자들의 돈을 빼돌려 각종 사회단체에 헌금을 기증한다.

7년만에 교도소에서 출소한 조지(밥 홉킨스)를 가족들은 외면한다. 이에 조지는 다시 암흑가에 발을 들여놓는다. 조지는 보스인 모트웰(마이클 케인)의 배려로 콜걸 시몬(캐시 타이슨)의 운전사로 취직을 한다. 조지는 그녀를 사랑하게 되지만, 시몬의 부탁으로 그녀가 동생처럼 사랑했던 캐시(케이트 하디)라는 창녀를 찾아주는 계기로 시몬이 진심으로 사랑한 사람은 캐시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근친상간에 대한 가족 이야기를 다룬 배우 팀 로스의 감독 데뷔작. 1999년 베를린 영화제에서 C.I.C.A.E. Award를 수상. 런던에 사는 행복한 가족이 어느 겨울 찬바람이 몰아치는 황량한 고장 데본으로 이사한다. 가족의 엄마는 임신한 상태고 아들은 누나가 아버지에게 강간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레니(Lenny: 우디 알렌 분)와 아만다(Amanda: 헬렌 본햄 카터 분)는 각각 스포츠 기자, 화랑 큐레이터로 철저히 자기의 생활을 즐기는 뉴욕의 전형적인 여피족 부부. 결혼한 지도 꽤 되었고 왠지 시들해진 부부관계의 위기를 해결하는 방안은 뭐니뭐니해도 기가 막히게 예쁘고 똑똑한 아이를 갖는 것. 아만다는 레니에게 입양을 요구하고 레니는 '그럼, 내 유전자는 어떻게'라는 불만으로 처음엔 입양을 거절하지만, 어느새 아만다가 찾아낸 아기를 본 순간 너무나 예쁘고 똑똑해 주저없이 아이를 입양하게 된다. 자라나는 맥스(Max: 지미 맥쿼드 분)를 보면서 레니는 아이의 영특함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한편, 아만다는 화랑일로 정신이 없고, 또다른 화랑의 사장과도 사이가 묘한 것 같고, 여러 가지로 재미가 없어진 레니에게 문득 맥스의 친엄마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하는 호기심이 발동한다. 수소문 끝에 만난 맥스의 생모는 포르노 배우에 창녀. '신기한 구멍', '뜨거운 한판', '찢어진 콘돔' 등 출연작이 많기도 많은 린다(Linda Ash: 미라 소르비노 분). 그러나 레니는 린다의 황당하고 아찔한 말들 속에서도 어쩐지 순수함이 묻어나는 것을 느끼며 묘한 연민을 갖게 되는데. 린다와의 첫만남은 그의 코를 간지럽히던 호기심을 식혀주기보다는 점점 재채기가 날 만큼 심각해지고, 마침내 린다의 어지러운 생활을 정리해주고픈 상황에까지 이르는데...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우연히 만난 쉐리프(John 'Sheriff' Volgecherev: 빈스 본 분), 토니(Tony: 데이비드 콘라드 분), 루이스(Lewis: 조아킨 피닉스 분) 세 명의 젊은이들은 5주간 꿀맛같은 휴가를 보내며 절친한 친구가 된다. 휴가가 끝난 뒤 루이스는 그곳에 계속 남아 동물보호 운동에 참가하기로 하고, 셰리프와 토니는 뉴욕으로 돌아온다. 2년 후 운전기사를 하고 있는 셰리프 앞에 베스(Beth Eastern: 앤 허쉬 분)라는 미모의 여자 변호사가 나타난다. 그녀는, 페낭에서 그들 세명이 지녔던 마리화나 소지 혐의로 루이스가 지난 2년간 감옥에 갇혀 있었으며 8일 후 사형에 처해진다는 엄청난 얘기를 들려준다. 셰리프와 토니가 페낭으로 가서 자신들의 유죄를 인정하고 각각 3년씩 형벌을 나누어 가져야만 루이스가 사형을 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베스의 끈질긴 설득 끝에 토니는 자신의 미래와 약혼을 잠시 보류하고 페낭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이에 비해 셰리프는 쉽게 결심을 못한다. 베스가 돈으로 자신을 매수하려 한다고 생각하고 환멸을 느낀 그는 제안을 거절하지만 결국 양심의 가책과 베스의 사랑을 느끼게 되면서 토니와 동행하기로 한다. 한편 특종을 노리던 기자 MJ는 베스를 따라다니면서 이번 사건을 언론화할 것을 종용한다. 그러나 언론화로 인해 결과를 더욱 가혹하게 만들었던 과거의 재판들을 생각하면서 베스는 MJ(M.J. Major: 제이다 핀켓 분)에게 재판일까지 기다려줄 것을 부탁한다. 되돌아온 친구에 의해 루이스의 사형선고는 번복되려 했지만 낌새를 알아챈 언론에서 이 사건을 대서특필, 말레이시아의 형벌제도를 비난하자, 곧바로 루이스는 사형을 선고받는데...

목사의 젊은 미망인인 사라 하그레이브는 한살박이 딸 릴리를 데리고 타히티에서 샌프란시스코를 향해 항해하던 중, 우연히 부딪힌 난파선에서 숨진 부모 옆에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2살의 남자 아이를 발견하게 된다. 사라는 이 아이를 리챠드라 부르며 아들처럼 보살피는데, 배에 콜레라가 전염되어 살아남기 위해서 조각배를 타고 셋만의 외로운 항해를 시작한다. 아사 직전 배가 도착한 곳은, 바로 리챠드가 부모와 셋이 살던 아름다운 섬, 그러나 허물어져가는 지푸라기 집한채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무인도가 아들이 살아가야 하는 곳이다. 생활력이 강한 사라는 두 아이에게 문명인으로 알아야 할 것을 가르치며 구조될 날만을 꿈꾸지만, 폐렴으로 죽고만다. 외딴섬에서 둘만남은 리챠드와 릴리는 오빠와 여동생처럼 서로 의지하며 지낸다. 그러나, 성장하면서 신체의 변화를 느끼는 사춘기의 이들은 성에 대해 눈뜨게 되고 갈등을 겪게 됨과 동시에 서로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영국에서 온 배 한척이 섬에 닻을 내리고 이들과 접하게 되어 문명세계를 모르던 릴리와 리챠드는 큰 충격을 받는다. 선장의 딸인 실비아는 리챠드의 강인한 모습에 매료되어 그를 유혹하려 애쓰는 한편, 릴리의 청순미를 촌스러움으로 비웃는다. 실비아의 방해로 이들은 잠시 어색한 사이가 되지만, 릴리의 진주를 빼앗고 겁탈하려던 선원과의 격투를 계기로 리챠드와 릴리는 문명세계보다는 자신의 섬이 가장 행복한 곳이며, 서로 깊이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결국, 이들은 태어날 아기와 함께 섬에 남기로 하고 배는 떠나는데...

잘 생긴 청년 줄리안(리차드 기어)는 자신의 몸을 파는 창남이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자신의 고객과 사랑에 빠지고 그녀의 남편이 유명한 정치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그는 살인 음모에 빠진다. 남편이 살인자로 추정되는 여자의 살인 사건에 줄리안은 그의 포주의 요청으로 말려 들게 되고 알리바이를 증명할 길이 없다. 그 때 그와 같이 있었던 여인은 자신의 프라이버시 때문에 부인하고, 줄리안은 점점 더 곤경에 빠진다. 결국 자신의 포주이자 자신을 살해자로 몰아가는 데 공모한 레온을 실수로 높은 데에서 떨어뜨려 체포된다. 줄리안은 모든 걸 포기하려 하지만, 로렌 휴튼은 남편과 그녀의 명예를 버리고 그에게 알리바이를 만들어준다.

중년의 가수 마크는 공연을 위해 차를 몰고 가다가 한 산골에서 고립된다. 차는 고장 나고 비가 퍼붓자 그는 바텔의 여관에 묵게 된다. 바텔은 마크를 도와주며 호의를 베푸는데, 그곳을 떠나려는 마크의 시도에 대해서는 폭력적인 방법으로 방해를 한다. 바텔은 자신도 마크처럼 예술가라면서 다가가는데, 어느 날부터 마크를 자신의 아내로 여기고 여장을 시키는가 하면 모진 고문을 해놓고 슬퍼하기도 한다. 아내에게 버림받아 바텔의 정신이 온전치 않음을 알고 마크는 탈출하여 마을 사람들의 도움을 청한다. 그 마을 사람들, 벽촌의 힐빌리들의 기이하다 못해 무시무시한 모습은 블랙유머의 정점을 이룬다. 72년 생인 감독은 텍사스전기톱살인사건류의 벽지 공포물에 미저리의 남-남 버전을 얹어놓은 듯 장르의 전통을 비틀어 계승하면서, 자신만만하게 슬로우 페이스로 플롯을 진행시킨다. 덧붙임 없는 자연광의 느낌, 빛 바랜 색감과 거친 입자의 화면과 인물을 따라 가는 카메라의 움직임은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관객을 빨아들이고 베테랑 연기자 로랑 루카스와 재키 베롸이에의 연기도 빛난다.

손님들이 거의 내린 스쿨 버스가 달려간다. 대화를 나누는 두 명의 여학생, 그리고 맨 뒷자리엔 주인공 제시가 타고 있다. 버스가 갑자기 속도를 내더니, 도로를 벗어나 어둡고 황양한 길을 달린다. 그리고 운전기사는 어느덧 날카로운 손을 가진 괴물로 변하고 이윽고 버스가 서자, 지진이 일어난 듯 주위의 땅들이 내려앉더니, 곧 버스가 있던 자리만 빼고는 주위가 모두 깊숙하고 거대한 웅덩이가 된다. 높고 가느다란 기둥에 떨어질 듯 흔들흔들 거리는 버스. 프레디로 변한 괴물이 날카로운 칼장갑을 펼쳐들고 점점 다가온다. 그리고 제시에게 내리치려는 순간, 제시는 온몸이 땀으로 흠벅 젖은 채 비명을 지르며 악몽에서 깨어난다. 여고생 낸시가 악마 프레디와 대결하여 싸운 지 5년이 지난 엘름가 1428번지, 그곳에는 새로이 올슈가가 이사를 오고, 이 가족의 일원인 제시는 밤마다 이런 괴물이 등장하는 악몽에 시달리게 된다. 리자라는 여자 친구도 사귄 제시는 학교에서 엘름가에서 일어났던 살인 사건을 듣지만 믿지 않는다. 그날 밤, 또다시 꿈속에서 지하실에서 모자를 쓴 프레디를 발견한다. 곧 그와 마주치게 되고 그의 흉칙한 모습에 비명을 지르며 깨어난다. 어느날 방청소를 하던 제시와 리사는 전주인인 낸시 톰슨이 악마와의 일들을 기록해 둔 일기장을 발견하게 된다. 쇠갈퀴를 가진 프레디라는 괴물, 지하실에 데려가 죽이려했고, 티나라는 여학생이 죽었다는 등 끝까지 오삭한 내용이 이어지고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