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결코 혼자 걷지 않으리” 잉글랜드 프로축구 1부 리그 우승 18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리버풀 FC는 명실상부 명문구단이지만, 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로는 단 한 번도 리그 우승을 한 적이 없었다. 무려 30년간의 기다림, 30번의 실망, 30년의 한을 푼 리버풀 FC의 가장 위대한 시즌이 에 낱낱이 담겨있다. 이것은 단순한 스포츠 성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 그리고 함께해낼 수 있다는 공동체 의식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상 시인이라 불리는 테렌스 데이비스의 신작. 은 감독의 고향인 리버풀을 위한 송가이자 찬가와도 같은 영화다. 감독은 전형적인 다큐드라마의 형식을 빌어서, 축구와 비틀즈로 유명한 리버풀의 연대기를 꼼꼼히 분할하여 재구성하고 있다. 이 영화는 개인의 체험이 묻어나는 자전적인 작품으로,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변해버린 리버풀의 모습, 더 넓은 의미로는 잃어버린 영국의 모습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에서 나온 외침과 같다. 테렌스 데이비스는 시종일관 담담한 목소리로 리버풀의 역사를 요약하는 동시에 격세지감을 느끼며, 비통한 마음을 갖는다. 영화는 1920년대의 무성영화의 한 장면처럼 리버풀을 추억하지만, 리버풀은 과거와는 달리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데이비스는 탁월한 연출력을 보여주었던 ‘리버풀 삼부작’에서처럼, 카톨릭교회에 대한 반감과 자신의 성적 정체성에 대한 고투는 이번 영화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낸다. 은 개인적, 정치적, 사회적 문제가 훌륭하게 혼합된 수작이다.

가짜 프랭크 시내트라를 쇼에 등장시키는 등 엉터리 연애인을 동원하는 나이트클럽을 운영하는 미키(Young Micky O'Neill: 브라이언 프라나건 분). 그는 허풍장이에 그다지 정직하지 못한 인물로 그가 기획하는 쇼란 모두가 신통치않은 것들 뿐이다. 그런데 이 속임수가 발각되어 쫓겨나기 직전에 그는 끝내주는 기획을 떠올린다. 바로 25년전 탈세 혐의로 국외로 잠적한 전설적인 테너 가수 조셉 로크를 등장시킨다는 것이다. 성공만하면 엄청난 돈을 얻게해줄 이 세기적인 기획에 그러나 먹구름이 끼기 시작한다. 로크를 쫓는 형사가 나타난 것이다. 그가 내세운 조셉 로크의 미스터 X는 무대에 올라 성공적으로 노래하고 관객들은 그의 노래에 감동과 갈채를 보낸다. 그러나 로크가 국외로 탈출하던 당시 로크와 사랑에 빠졌던 미키의 연인 낸시(Nancy Doyle: 타라 피츠제랄드 분)의 어머니 캐더린(Cathleen Doyle: 셜리 앤 필드 분)을 통해 그가 가짜임이 밝혀진다. 이로 인해 돈도 날리고 클럽도 문을 닫게 된 미키는 사랑하는 낸시에게 마져도 외면 당한다. 상심한 그가 낸시의 사랑도 되찾고 클럽도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이란 진짜 조셉 로크를 찾아 진짜 콘서트를 여는 것! 미키는 우여곡절 끝에 작은 마을에서 평범한 생활을 하고있는 로크를 찾아내지만 그를 리버플로 데려와 다시 노래를 부르게 하기란 결코 쉽지가 않다. 미키는 로크에게 낸시의 사랑을 회복하기 위해서 꼭 무대에 서줄 것을 부탁하고 처음에는 그를 믿지 않았던 로크도 그의 입에서 캐더린의 이름을 듣는 순간 얼굴 빛이 변한다. 그리고 로크는 마침내 캐더린에 대한 속죄의 뜻으로 미키를 따라 나서겠다고 한다. 잃어버린 사랑을 되찾아야 할 두 남자는 리버플로 돌아오는데, 그곳에는 25년간 로크를 추적하고 있는 아보트 서장(Jim Abbott: 데이비드 맥콜럼 분)도 기다리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