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낭비, 우리의 땅, 우리의 시스템, 우리의 뼈. 우리의 공간을 방황하면서, 그녀는 치유를 위한 공간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다.

프랑스 식당에서 일하는 아스마와 사라. 영화는 레반트 지역에서 프랑스로 이주해 온 두 젊은 여성을 다룬다. 영화는 프랑스가 건설한 레바논 실크 공장과 21세기 현재 프랑스 식당, 두 차원의 시공간을 교차하면서 여성의 신체와 노동을 여성의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누에를 여성의 가슴 골로 키워내게 했던 일본의 군주시대에서부터 값싼 노동을 찾아 레바논에 프랑스 실크 공장을 세운 후 자국 농경문화를 초토화하고 여성 노동을 착취한 후 급기야 더 값싼 노동을 찾아 떠난 일련의 ‘세계화’ 흐름은 레바논 이주 여성 노동자의 과거와 현재이다. 영화는 공장의 이주와 노동의 이주의 교차 속에 여성의 자리를, 두 여성의 신체와 퍼포먼스로 짧고도 강렬하게 시각화한다. 특히, 아스마의 분노 댄스 퍼포먼스가 점차 아스마와 사라가 서로에게 기대어 연대하는 박물관 퍼포먼스로 나아갈 때 의미를 넘어선 뭉클함을 마주하게 된다. 시적이면서도 풍성한 결을 가진 영화다.

병들고 가난한 부부가 딸의 억울한 죽음을 규명하기 위해 나선다. 가해자를 밝히지도 못한 채 졸속으로 마무리된 딸의 자살 사건에 경찰이 재조사를 거부하자 컴맹 부부는 재수사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직접 제작하기로 한다. 남다른 감성으로 쌓아올린 통렬한 비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