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며 ‘겨울과 작별’하는 독일 동요의 제목을 따온 이 영화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일 년 남짓 전, 미셀비츠 감독이 기차를 타고 동독의 끝에서 끝까지 다니며 다양한 연령과 배경을 가진 여성들을 인터뷰하여 만든 다큐멘터리이다. 제 멋대로인 펑크족 가출 소녀 둘, 활발한 사교댄스 강사, 결혼 50년을 맞이한 여든 세 살의 여성 등 그들의 개인적인 문제와 직업에서 오는 혼란, 자신들의 미래와 꿈에 대해 이야기한다.

1970년대와 80년대에 활동한 여배우 델핀 세리그와 영화감독 카롤 루소풀로는 여성 해방운동을 위해 새로운 비디오 기술을 활용했다. 영화는 아카이브 자료들을 토대로 당대의 사건들 속에 개입하는 그들의 모습을 조명한다.

조선시대에 칠흙같이 검고 풍선한 머리카락은 미인의 필수조건, 반면 짧고 뻣뻣한 여성의 머리카락은 부정적이고 추함으로 묘사된다. 1920년 신여성은 모단(毛斷)걸로 불리었다. 단발은 여성에게 기성 체제에 대한 도전의 의미가 강했다. 2019년 지금, 여성들도 머리를 자른다. ‘여성스럽다’라는 사회적 정의를 거부하는 움직임, 바로 탈코르셋 운동이다. 사회가 강요하는 여성스러움의 기준에 저항하고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2019년, 여성 해방과 연대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그들을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