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한 세계도 인간의 드라마만큼이나 감동적이다. 상공에서 초원까지 급강하하는 카메라에는 이름 모를 수많은 벌레들의 희로애락과 생존경쟁이 펼쳐진다. 나방 애벌레들이 일렬로 나란히 줄 지어 꿈틀대며 행진하고, 촉촉한 이끼 위에서 슬그머니 다가선 두 달팽이가 사랑을 나누고, 쏟아지는 비 한방울 한방울이 이들에겐 폭포수의 크기로 다가온다. 이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은 예상 외로 너무나 작고 하찮은 것들이다. 커다란 이슬방울은 곤충들의 앞길을 가로막고 빗방울의 추락은 거대한 폭탄세례와도 같다.

2008년 오스카상에 노미네이트되었고 에미상을 수상했던 <푸드 주식회사>의 속편으로, 전편에도 참여했던 『잡식동물의 딜레마』의 작가 마이클 폴란과 『패스트푸드의 제국』의 작가 에릭 슐로서와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이다. 영화는 우리의 효율적이지만 위태로운 식품 체계를 새로운 눈으로 들여다본다. 전편이 만들어진 후 다국적 기업들은 미국 정부와 더 강하게 결탁했다. 시스템은 전체적으로 노동자의 정당한 최저 생활비를 박탈했고 이윤에만 초점을 맞춘 기업들이 고도로 가공된 식품의 시장을 확장하면서 화학 합성물로 인한 국제적 건강 위기를 확산시키고 있다. 영화는 그런 기업들과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혁신적인 농부들, 미래를 생각하는 식품 제조자들, 노동권 활동가들, 미 상원의원 코리 부커와 존 테스터 같은 유명 입법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이끌어 내고자 한다.

복서 매니 파퀴아오의 다큐멘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