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하던 동네에 거대한 태풍이 몰려온다. 거친 비바람이 부는 어느 밤, 학교에 남은 학생들은 억눌렸던 본성을 서서히 분출한다. 소녀들이 키스하고 소년은 짝사랑했던 소녀에게 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하나 둘 태풍 속에서 미친 듯 춤을 춘다. 학생들의 혼란과 광기를 과감하게 그린 작품. 1986년 낭트영화제 감독상 수상.

‘여기보다 어딘가에’를 꿈꾸는 현대 젊은이들의 이상향을 에덴 동산으로 설정한 로브그리예의 야심작. 에덴이라는 거울이 가득한 궁전 속에서 에로스와 타나토스가 공존하는 젊은이들의 동거가 이루어진다. 이 집단에 새로 낯선 이가 도착하면서, 모든 남성들과 여성들이 그에게 정념을 품고, 새로운 의식과 이상한 각성이 그들 사이에 일어난다.

중년의 변호사 야누시에게는 거식증으로 고통받는 딸 올가가 있다. 올가의 건강이 심각할 정도로 나빠지자 야누시는 고민 끝에 딸을 특별한 상담 시설로 보내기로 한다. 올가는 이곳에서 상담사인 안나를 만나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문제에 접근하고, 안나 역시 올가를 보살피며 자기 내면의 상처를 돌아본다. 2015년 베를린영화제 감독상 수상. (2019 한-폴 수교 30주년 기념 폴란드 영화제) 현대인에게 몸이란 과연 무엇일까? 중년의 검사와 거식증에 걸린 딸, 그리고 죽은 이의 영혼과 소통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치료사. 그들의 일상은 몸과 영혼에 대한 상이한 화두를 던지며 서로 얽혀간다. 폴란드영화를 이끄는 여류감독 마우고시카 슈모프스카의 신작. (2015년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취업을 앞둔 마지막 기말고사, 커닝을 들켜 낙제 위기에 놓인 '가르랄다'에게 '에스피노사' 심리학 교수가 위험하고도 은밀한 제안을 한다. 자신이 원하는 걸 돕는다면 학점은 물론, 거액의 돈을 주겠다는 것. 졸업도 빚 청산도 간절한 그는 흔들리지만 '에스피노사' 교수가 원하는 것은 '죽음'이었다. 과거, 자신의 실수로 전신 불구 상태가 된 아내에 대한 죄책감을 자신의 생명 보험금으로 보상하고 싶은 그는 수차례 죽음을 시도한다. 우연히 '가르랄다'의 친구들까지 이 위험한 거래를 알게 되고, 도저히 살인을 저지를 용기가 나지 않는 이들은 간절히 죽음을 원하는 '에스피노사' 교수를 보며 혼란에 빠진다.

비성수기의 해변가 호텔 키네타. 그곳에서는 BMW와 러시아 여자에게 집착하는 한 경찰관과 카메라를 든 사진관 직원, 그리고 호텔의 방을 청소하는 종업원이 모인다. 이들은 함께 최근 근처에서 일어난 범죄사건을 재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