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의 대만은 방사능 폐기물(‘악령의 깡통’), 이주 노동자(‘942’), 산업의 붕괴 (‘도중’), 저출산과 다양성 가족 (‘새우만두’), 불면증 (‘불면’) 이라는 문제에 시달리는 중이다. 개인과 사회를 파괴하는 이런 문제들의 기원은 바로 오늘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인간을 할퀴고 간 상처는 환경오염이 되어 돌아오고, 사회관계를 요동하게 만들고, 결국엔 다시 인간을 향해 모진 공격을 가해 온다. 영화는 묻는다. 우리의 삶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됐을까? 영화는 되묻는다. 이게 꼭 10년 뒤 대만의 문제일 뿐일까? 그나마 행복한 결말을 보여주는 건 ‘새우만두’뿐.

2032년 인도네시아. 다소 불량한 아마추어 탐정 가스퍼(레자 라하디안)는 정부가 연루된 대량 학살 사건을 수사한다. 그 과정에서 어린 시절 흔적도 없이 사라졌던 친구에 대한 단서를 얻게 되고 인신매매 악당을 추적한다. 하지만 인공심박동기가 망가지는 바람에 24시간밖에 남지 않은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아그네스(쉐니나 시나몬)와 킥(라우라 바수키) 등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복수를 완결하고자 한다.

어느 공상 세계의 전자 폐기물 쓰레기장. 반식민주의 해킹 집단은 일대의 천연자원과 사람들을 착취하는 권위주의 정권을 전복하고자 한다. 탈출한 채굴 노동자와 인터섹스 도망자는 서로를 마주하고, 이들의 결합은 거대하고 신성한 전기회로에 결함을 촉발한다.

황폐해질 대로 황폐해진 모든 것이 붕괴된 호주. 이곳의 사람들은 질서도 희망도 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다. 시골 마을에 모든 것을 체념한 듯한 표정의 에릭(가이 피어스)이 상점 안으로 들어온다. 그가 상점에서 목을 축이고 있는 동안, 인근에서 강도행각을 벌이다 순찰 중이던 보안군과 총격전을 벌이고 도주하던 중 사고를 일으킨 무장강도들은 사고로 주행이 불가능해진 자신들의 차량을 버리고 에릭의 차를 절취하여 달아나 버린다. 전 재산과도 같은 차를 도난 당한 에릭은 강도를 잡기 위해 그의 동생을 인질로 잡는데...

컴퓨터 천재 코언 레스는 연산 시스템 회사인 맨컴에서 일하며 매일 똑같은 삶을 살고 있다. 어느 날 삶의 의미를 깨우쳐줄 특별한 전화를 받지만 실수로 그 전화를 끊어버리고 다시 걸려올 특별한 전화만을 기다리며 사는 그에게 출퇴근은 너무 고통스럽기만 하다. 코언은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를 대며 재택근무를 신청하지만 담당 의사의 진단 결과 아무 이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단박에 거절당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맨컴의 회장을 만나 미스터리한 제로법칙 프로젝트를 제안 받는다. 그는 재택근무를 하는 조건으로 프로젝트를 맡고 회사에서 파견한 상담전문가 쉬링크-롬의 도움을 받으며 프로젝트를 수행해나간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진행될수록, 코언은 극한의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게 되는데…

심각한 물 부족을 겪는 지금으로부터 멀지 않은 미래, 어니스트 홈은 이 척박한 환경에서 아들 제롬과 딸 메리와 함께 농장을 어렵게 일궈나가고 전신 마비로 병원에 입원한 아내를 부양한다. 그는 말라버린 토지가 물만 있으면 되살아날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고 송수관 공사장에 술과 생필품을 배달하며 물을 끌어올 방법을 찾으려 하지만 그를 도와주려는 사람은 없다. 메리의 남자친구 플렘은 오래 전 정부가 아버지에게서 빼앗아 어니스트 홈에게 준 땅을 되찾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만 노린다. 그러던 어느 날, 플렘은 어니스트가 송수관 공사장에 납품하는 술과 생필품을 훔쳐 3배의 가격에 팔아 넘기려다 어니스트에게 잡히고 만다. 필사적으로 도망갈 방법을 찾던 그는 결국 어니스트를 살해하고, 그의 죽음을 사고로 위장한 뒤 메리와 농장을 차지한다. 남다른 언변과 기지로 송수관을 끌어와 메말랐던 토지를 되살리고 농장을 일으켜 세운 플렘. 그는 어니스트의 죽음이 가진 비밀을 아무도 모를 것이라 여기지만, 제롬이 그 비밀을 알게 되고 제롬은 서서히 복수를 꾸미기 시작하는데…

<10년: 미얀마>는 다섯 명의 감독이 다섯 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전 시리즈가 직관적이고 명쾌한 메시지를 그렸다면 미얀마 편은 보다 절제되어 있으며 관객의 더 많은 상상을 요구한다. 그럼에도 각 에피소드에서 연상되는 의문사, 정치범, 저항군, 폭력, 검열 등의 키워드는 2021년 군부 쿠데타 이후 미얀마의 엄혹하고 암울한 현실을 상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