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공단’이 ‘구로디지털단지’로 변모했지만, 공장 속 여공1, 여공2는 빌딩숲 속 미생1, 미생2로 이름만 바뀌었다. 나이키 공장에서 일해도 나이키 운동화를 신을 수 없었던 어제의 그녀와 슬퍼도 웃어야만 하는 감정노동의 굴레에서 신음하는 오늘날의 그녀까지 40여 년을 아우르는 이들의 과거와 현재가 데칼코마니처럼 펼쳐진다. 생존을 위해, 가족을 위해 그리고 저마다의 꿈을 위해 열심히 일해 온 어제 그리고 오늘의 우리가 말하는 눈물, 분노, 감동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무척 인간적인 과학 기술 다큐멘터리로 우버, 아마존, 딜리버루 같은 기업에서 일하는 전 세계 노동자들의 삶을 조명하며, 플랫폼 경제가 실제로 어떤 비용을 초래하고 있는지를 폭로하는 작품이다.

노동, 소비주의 및 부에 대한 놀라운 관찰을 통해 중국의 증가하는 계급 격차를 보여주는 중국 산업 공급망의 인상주의적 초상화. 세 파트로 구성된 은 생산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소비자에게 판매하기 위해 교육받는 중간 계층, 그리고 새로운 수준의 쾌락주의적 즐거움을 탐닉하는 엘리트와 같은 자본주의 계층을 따라 상승하는 구조를 띈다. 중국 사회 계층을 거슬러 올라가며 각 계층이 그 다음 계층을 떠받치고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현대판 ‘중국의 꿈’이 대부분에게는 이룰 수 없는 환상으로 남아있다는 점을 포착한다. (2021년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나는 대체로 편안하게 살고 있었다, 그 버스를 타기 전까지는. 2011년 6월, 버스를 타면서부터 내 일상은 뒤집어졌다. 처음엔 단순한 탑승객이었다. 다른 사람들처럼 미안했고, 보고 싶었고,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었다. 나는 그 놀라운 장면의 주인공들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희망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버스를 만들고 버스에 탄 사람들, 그리고 언제까지일지 모를 고공농성을 몇 달째 이어가는 김진숙과 크레인을 지키는 노동자들. 저 멀리 높고 위태로운 곳에 있는 그녀는 트위터로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며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나도 어느새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 과연, 우리는 그녀를 무사히 만날 수 있을까?

도시의 하루를 열고 닫는 지하철에는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새벽 4시 숙직실을 나서는 기관사, 수많은 모니터를 앞에 둔 관제실 직원, 전동차 내부를 손 보는 직원, 역사를 청소하는 아주머니들, 전동차를 닦고 조이고 분해하고 조립하는 정비공들, 선로를 수리하고 점검하는 직원까지. "언더그라운드"는 그들의 노동을 존중의 시선으로 담아 내지만, 동등하게 다루지는 않는다. 이 가운데 어떤 노동에 특별히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그들 노동에 차별과 위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근무환경이 열악하고 힘들고 위험한 일일수록 비정규직의 몫이 되는, 이른바 ‘죽음의 외주화’(혹은 비정규직화)라는 문제. "버스를 타라"와 "그림자들의 섬"에서 한진중공업의 노동 운동을 다룬 김정근 감독이 이번에는 부산도시철도의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보다 적게 말하고 오래 관찰하는 이 영화는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로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언더그라운드’ 아래에 또 다른 ‘언더그라운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