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 토모코는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사용한 시민으로서 책임을 느끼며 대지진 이후 방사능이 누출된 후쿠시마 원전사고지역에 잠입해 당시의 상황을 기록한다. 그 후 도쿄로 돌아온 감독은 곧 임신을 했다는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된다. 임신은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이지만 그녀가 노출됐던 방사능의 영향을 알 수 없기에 공포스러운 소식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감독은 자신의 몸이 곧 후쿠시마 재앙을 보여줄 현장임을, 자신과 아이의 이야기가 곧 후쿠시마에 대한 이야기임을 직감한다. 결국 그녀의 카메라는 외부인으로서 후쿠시마를 관찰하는 대신 임신한 자신을 향하게 된다.‘ 사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라는 주장을 증명하는 이 셀프 다큐멘터리는 상세하게 스스로를 기록한다. 공포와 분노의 감정, 모성과 죄책감 사이의 갈등,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심적 부담, 원전반대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을 보며 피어오른 작은 희망을 털어놓는 솔직한 내레이션은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이다. 그러나 그녀의 희망은 또한 40년 이상 걸리는 원전 해체와 엄청난 재앙 앞에서도 원전을 포기하지 않는 정부 때문에 지난하고 오랜 싸움의 동의어가 된다.
서울에서 309km. 후쿠시마보다 가까운 곳. 원자력발전소, 폐기물처리장, 처리관리시설 원자력 종합세트가 있는 그곳 월성. 원전으로부터 나오는 방사능으로 인해 갑상선암에 걸린 황분희 할머니와 주민들은 오늘도 정부 당국에게 이주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