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이 형제 초기 작품으로 얀 슈반크마예르를 본뜬 인형(퍼핏)이 여러 주제에 대해 가르치는 구성을 갖고 있다. 펼쳐진 책을 머리에 쓴 슈반크마예르와 달리 강의를 듣는 인형(퍼핏)의 머리는 텅 빈 상태인데, 강의가 진행될 때마다 유사한 주제의 책으로 머리의 빈 공간이 채워지는 걸 볼 수 있다. 아홉 번의 강의마다 슈반크마예르 영화의 중요성이 다양하게 드러나며, 여러 영화적 기술이 특이하게 조합된 것이 특징이다.

침대에서 잠든 아름다운 여인의 머리맡에 머리빗이 놓여 있다. 빗은 여인의 마음과 꿈에 침투하는 것만 같다.

어두침침한 방 안에 남자와 여자가 있다. 방 밖으로 희고 밝은 해부실이 줄지어 있고 그곳에서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해부가 은밀히 진행 중이다. 아무래도 남자와 여자는 다음 해부 대상인 듯하다. 로코코 화가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의 회화에서 영감을 받은 이 퍼핏 애니메이션은 내러티브는 존재하지만 그 주제나 의미는 쉽게 파악되지 않는다. ‘개인이 시스템 내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가’와 같은 주제를 암시하는 작품이다.

박물관 큐레이터가 오래된 상자 안에 침을 떨어뜨리자 상자 속에 잠들어 있던 인형(퍼핏)이 깨어나 움직인다. 인형은 먼지가 내려앉고 때가 묻은 악몽 같은 지하 세계로 관객을 인도한다.

길가메시 캐릭터는 그로테스크한 파시스트이자 뇌수종을 앓는 어린 폭군으로 묘사되는데, 그는 모래성 왕국에 무자비하게 세발자전거를 정찰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