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가가 막 형성되기 시작한 1960년대, 마을을 지나가는 배달 트럭을 털면서 가족을 부양하는 텐더 삼총사가 주름잡던 그 시기에는 엄연한 룰이 존재했다. 돈은 훔치되 살인은 삼가는 것이다. 이들은 엉뚱한 용의자를 사살하고도 지갑을 챙기는 악질 경찰에 비하면 약자에 불과했다. 텐더 트리오 시대에 종지부를 찍은 제빼게노는 큰 돈을 만지기 위해서는 마약을 다뤄야 함을 알게 된다. 단짝친구 베네는 악랄하기만 할 뿐 주변을 다독일 줄 모르던 제빼게노를 보좌하며 또 다른 룰을 만들어내지만, 위태로운 평화의 유효기간은 그리 길지 않다.

레스터 번햄은 좌절감으로 가득 찬 잡지사 직원으로 하루하루를 무기력 속에서 살아간다. 부동산 소개업자로 일하는 아내 케롤린은 수완가로 자처하고 완벽주의를 외치며 물질만능의 길을 추구한다. 둘의 결혼생활은 단지 남들에게 과시하기 위한 형식뿐이고, 외동딸 제인은 아버지가 사라져 주길 바랄 정도로 미워한다. 제인의 학교를 방문한 레스터는 딸의 되바라진 친구 안젤라를 보는 순간 한 눈에 욕정을 품게 된다. 레스터는 기억 속에서 이미 사라진 자신의 소년기를 회복하려는 듯이 자유를 추구하는데...

열네 살 소년 앙트완은 마음 둘 곳이 없다. 엄마와 새아버지는 앙트완에게 무관심하고, 딱히 말썽을 피우려 한 것도 아닌데 학교에선 선생님에게 문제 학생으로 찍혀버렸다. 유일한 위안은 가장 친한 친구 르네와 함께 학교를 빼먹고 영화관에 가거나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 숙제를 빼먹고, 무단 결석을 하는 등 갑갑한 현실을 벗어나고자 사소한 일탈을 일삼던 앙트완은 급기야 쪽지를 남긴 채 가출하고 가벼운 범죄를 저지르지만 냉혹한 어른들의 세상에서 그가 원하는 자유는 점점 멀어지기만 하는데...

1988년, 어딘가 암울하고 삐딱하게 보이는 고교생 도니 다코는 가족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하는 내성적인 성격의 소년이다. 어느 날, 자고 있던 그는 이상한 목소리를 따라 정원으로 나가게 되고, 그 곳에서 거대한 토끼 괴물을 만난다. 프랭크라는 이름을 가진 그는 도니에게 28일 6시간 43분 12초 후 할로윈 데이에 세상은 멸망할 것이라고 말한다. 다음날 아침 골프장에 누워 있다 잠을 깬 도니는 자신의 팔뚝에 선명하게 쓰여진 '28:06:43:12'라는 숫자를 발견한다. 집으로 돌아간 도니는 지난 밤 2층에 있는 자신의 침실에 출처 불명의 제트기 엔진이 추락하는 대형 사고가 있었음을 알고 프랭크의 존재에 대해 의식하기 시작한다. 의문의 대형사고를 몽유병 덕에 피한 도니의 주변에는 점점 기괴한 사건이 연발하고, 학교 친구들은 그런 도니를 이상한 존재로 여긴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운 전학생 그레첸이 전학 오면서 도니의 학창 생활에 빛이 비치기 시작한다. 그러나 밤에만 나타나던 프랭크는 파멸의 날이 하루하루 다가올수록 점점 더 자주 도니에게 나타나 알 수 없는 말들을 늘어놓으며 도니를 혼란시킨다. 파멸의 날이 다가올수록 학교와 마을은 점점 공황 상태에 빠지고, 어느 순간 도니는 자신의 주위에 일어나는 이 모든 일이 우연이 아님을 깨닫는다. 그러나 도니의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와 그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점점 암흑 속으로 빠져드는데...

16세의 나단은 그의 아버지 스테판과 단 둘이 살고 있다. 고등학교에 갓 입학한 나단은 파티에 초대되고, 남항색 루이스에 호감을 갖는다. 아무도 보지 않을때 두 사람은 키스를 하게 되나, 누군가가 그 장면을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게재하고 학교에서 괴롭힘과 소문에 직면하게 되는데...

1950년대말, 캘리포니아에 있는 한 고등학교. 대니 주코(Danny Zuko: 존 트라볼타 분)와 샌디 올슨(Sandy Olsen: 올리비아 뉴튼 존 분)은 여름 방학 때 해변에서 우연히 알게 된 사이로 바캉스 시즌이 끝나자 두 사람은 기약없이 작별하지만 대니가 다니는 고등학교에 샌디가 전학해 오면서 뜻밖의 재회가 이루어진다. 내심 기뻤던 대니지만 학교의 서클인 티버즈의 리더인 그가 어느 특정한 여자에게 가까이 하면 친구들의 빈촉을 살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이런 대니의 마음을 모른는 샌디는 오해를 해 스포츠에 만능인 톰과 친하게 지낸다. 이에 쇼크를 받은 대니는 샌디에게 용서를 빌어 가까스로 샌디의 마음을 되돌려 놓는다. 바야흐로 학교의 최대 행사인 댄스 파티가 열리자 대니와 샌디는 한조가 되어 출전, 결승전까지 진출하지만 티버즈의 라이벌인 스코피언스의 리더인 차차의 방해로 우승을 놓친다. 화가 난 샌디에게 야외 극장에서 대니는 자기의 반지를 빼주며 샌디의 마음을 바꾸지만 샌디의 몸을 강요한게 그녀를 더 토라지게 만들고 말았다. 드디어 티버즈와 숙적인 스콜피온스 간에 카레이스로 결판을 내는 날이다. '선더로드 경주'라는 이름의 이 시합에서 차차는 비겁한 수단으로 골탕을 먹이지만 이를 잘 피해 대니가 이기는데 이를 가슴조이며 지켜보던 샌디는 대니의 품에 안긴다. 이윽고 고등학교 졸업식이 왔다. 졸업 파티가 성대하게 벌어지고 정장을 하고 머리에다 그리이스를 발라 의젓해진 대니와 샌디는 빨간 승용차를 타고 다정하게 교문을 나선다. 축하무드가 절정을 이루며 뒤를 따르는 동창생들.

1963년 베이비(제니퍼 그레이)라는 애칭의 프란시스는 의사인 아버지 제이크(제리 오바하)와 어머니 마조리, 언니 리사와 함께 켈러만 산장으로 피서를 간다. 같은 또래의 젊은이들이 많이 있는 그곳에서는 저녁이면 댄스 파티를 즐긴다. 그러다 베이비는 댄스 교사 자니(패트릭 스웨이즈)와 그의 파트너인 페니(신시아 로즈)가 추는 춤에 매료된다. 베이비는 임신한 페니 대신 댄스 경연대회에 나가기 위해 연습을 하고 춤을 추면서 자니와 베이비는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페니가 돌팔이 의사에게 중절수술을 받고 사경을 헤매게 되지만 의사인 베이비 아버지의 도움으로 살아나지만 자니는 아이의 아버지로 오인받고 해고된다. 피서 마지막 발표회에서 돌연 등장한 자니는 베이비와 환상적 더티댄싱을 선보인다.

길거리 농구를 즐기는 고등학생 자말 월러스(Jamal Wallace: 로버트 브라운 분) 그의 친구들은 동네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이상한 남자에게 관심을 갖는다. 베일에 쌓인 인물에 대한 호기심이 극에 달한 자말은 어느날 밤 그의 아파트에 몰래 침입하지만 실수로 가방을 놓고 나오게 된다. 그리고 그 베일의 주인공 포레스터는 가방 속에서 평범함을 뛰어넘는 자말의 수많은 글들을 발견한다. 다음 날, 자말은 가방을 찾기 위해 아파트를 찾아가지만 되돌아오는 것은 차가운 반응 뿐. 그러나 포레스터의 목적은 다른데 있었다. 문학적 재능을 지닌 자말을 문학세계로 이끌어주기로 한 것이다. 포레스터는 지난 수년간 한번도 문을 열지 않았던 자신만의 세계에 자말을 받아들인다. 한편 자말의 문학적 재능이 교내테스트에서 드러나면서 자말은 맨하튼의 명문대 예비학교에 농구특기장학생으로 스카우트된다. 그러나 그때가지도 자말은 아파트의 괴팍한 노인이 위대한 작가 포레스터임을 전혀 알지 못한다. 자말은 자신의 가족과 삶을 나눈 고향 브롱스에서 나와 새로운 세상을 항해하기 시작한다. 이제 그에게는 낯설고도 엄격한 지식 공동체에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주는 스승 포레스터와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주는 친구 클레어가 있다. 그리고 때묻은 고전서적들과 정적만이 가득했던 포레스터의 은둔지는 두 작가의 웃음과 논쟁, 학문에의 열정으로 채워진다. 포레스터는 이 어린 제자를 따라 지난 40여년간 닫고 살아온 창 밖의 세상에 조금씩 닿아간다.

성전환자인 브리는 자신의 새로운 정체성을 찾기 위해, 즉 자신을 완벽한 여자로 만들어 줄 마지막 수술비를 벌기 위해, 2개의 직업을 갖고 정신없이 일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자기가 남자였던 시절 낳았던 아들 토비가 감옥에 있다는 전화를 받게 되자 할 수 없이 신분을 숨긴 채 보석금을 내주고 처음 보는 자신의 아들과 어색하게 대면한다.

쉘비 마을에는 12살의 네 명의 소녀가 살고 있다. 이들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사이로, 무서울 것이 없어 남자애들조차 접근을 두려워하는 튼튼한 우정을 자랑한다. 순진하고 수줍음을 많이 타는 소녀인 크리시(리타 윌슨)는 엄마의 성교육 또한 엉뚱한 방향으로 받아들이고, 말괄량이자 남자만 보면 두드러기가 났던 로버타(로지 오도넬)는 핸섬한 남자애 앞에선 기를 못핀다. 육체파 배우가 꿈인 티니(멜라니 그리피스)는 벌써부터 아카데미 수상 소감을 연습하는 맹랑한 소녀이고, 사만다(드미 무어)는 침착하고 얌전하면서도 미스테리 살인사건을 조사하는 냉철함을 동시에 지녔다. 그러던 어느날 밤, 사랑과 영혼과 죽음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이들은 25년전 이들과 비슷한 나이로 죽은 죠니라는 한 소년의 영혼을 불러내기 위해 마을 공동묘지에 모인다. 여기서 우연히 이 소년의 죽음을 둘러싸고 뜻밖의 의혹이 있다는 점을 알게 된다. 이후 네 명의 소녀들 사이에선 보이지 않는 오해와 분열이 일어나고...

다급한 목소리로 도와달라는 한 통의 전화를 남기고 사라진 여자친구 에밀리. 그러나 이틀 뒤, 에밀리는 죽은 채로 발견되고 주인공 브렌든은 범인을 밝혀내기 위해 학교 내 소문에 빠삭한 정보통 브레인의 도움을 빌어 사건을 추적해나간다. 그녀가 남긴 단서를 추적하라! 두 명의 범인, 두 개의 진실이 밝혀진다!! 에밀리가 남긴 의문의 단서 ‘브릭’의 의미를 파헤치던 브렌든은 학교에서 제일 잘 나가는 퀸카 로라로부터 ‘에밀리’와 ‘브릭’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는다. 로라를 통해 ‘브릭’을 판매한다는 조직의 카리스마 리더 킹 핀을 만난 브렌든, 말보다 주먹을 믿는 행동책 터그는 그를 경계하지만, 킹 핀은 자신의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브렌든을 마음에 들어한다. 한편 에밀리와 친했던 약쟁이 도드는 범인이 브렌든이라 믿고, 진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는데…. 끝까지 예측할 수 없는 범인의 정체,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낸시(Nancy Downs: 페루자 볼크 분), 보니(Bonnie: 네브 캠벨 분), 러첼(Rochelle: 레이첼 트루 분)은 교내의 어느 그룹이나 학생들로부터도 환영받지 못하여 서로간에도 자주 불화를 느낀다. 그러나 사라(Sarah Bailey: 로빈 튜니 분)가 마녀 클럽에 들어옴으로써 그들에겐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와 사건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이들은 모두 깊은 내면적 상처를 한가지씩 가지고 있다. 사라는 태어나기전 어머니를 잃은 것이 자기때문이라는 죄책감을 갖고 있고 낸시는 의붓아버지를 증오하여 그가 죽어버리길 바란다. 보니는 등에 보기 흉한 화상 흉터가 있다. 그 흉터때문에 그녀는 항상 고개를 숙이고 다닌다. 그리고 로첼은 학교에서 유일한 흑인이라는 이유로 인종차별의 놀림감이 된다. 이들은 '이스트윅의 악녀들'이라고 불릴 만큼 마법에 관심이 많고, 주위로부터의 멸시에서 벗어나 각자가 갖고 있는 고통과 강박관념을 없애줄 수 있는 마법의 힘을 꿈꾼다. 어느날, 네사람은 우연히, 로첼을 마치 깃털처럼 공중으로 솟아오르게 하는 신비한 마법의 힘을 경험한다. 이들은 마법의 힘을 빌어 각자의 고민을 풀어 나간다. 로첼은 자신을 끔찍히 싫어하는 로라에게 탈모증세가 생기도록 만들고, 사라는 자신을 외면하는 크리스(Chris: 스킷 울리히 분)로 하여금 사랑에 굶주리도록 만든다. 또 보니의 등과 목을 뒤덮고 있는 흉터가 말끔히 사라지고 낸시의 의붓아버지는 심장마비로 숨진다. 네명 중 스스로 리더라고 생각하는 낸시는 자신보다 마법의 힘이 더 뛰어난 사라에게 차츰 질투를 느끼기 시작한다. 그러나 마법의 힘이 정도를 넘어서 낸시가 사람을 해치게되자 사라는 마녀 써클로부터 탈퇴를 선언한다. 그러자 다른 세명은 사라의 탈퇴를 배신으로 받아들이고 복수를 준비하는데.

고교 동창들인 토미(Tommy "Birdman" Rowland: 맷 딜런 분)와 케브(Kev: 맥스 퍼리시 분), 마이클(Michael "Mo" Morris: 노아 에머리시 분)과 폴(Paul Kirkwood: 마이클 래파포트 분)은 매샤츄세츠의 나이트 리지라는 조그만 시골마을에서 살고 있다. 토미와 케브는 여름에는 건설현장에서 겨울에는 제설작업을 하면서 생계를 꾸린다. 고교시절 캠퍼스의 스타였던 토미는 유부녀가 되어 마을로 돌아온 옛 여자친구 다리안(Darian Smalls: 로렌 홀리 분)에 대한 사랑을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다. 다리안도 토미를 잊지 못하고 그가 다시 돌아와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런 두 사람의 이끌림으로 인해 토미의 현재 여자친구 샤논(Sharon Cassidy: 미라 소비노 분)은 상처를 입고 그의 곁을 떠나기로 한다. 토미와 함께 살고 있는 폴은 슈퍼 모델에 중독되어 자신의 이상형도 그런 여자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7년간 사귄 여자 친구 잔(Jan: 마샤 플림프톤 분)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한다. 이에 잔이 접근할 수 없는 꿈을 바라보며 사는 폴을 떠나 새로운 남자와의 사랑을 시작하자 폴은 질투를 느낀다. 동창생 그룹 중 유일한 기혼자인 마이클은 고교시절의 여자친구와 결혼해 두명의 아이를 낳고 정상적인 가정 생활을 즐기고 있다. 뉴욕의 바를 전전하며 피아노를 연주하는 윌리(Willie Conway: 티모시 휴튼 분)는 인생의 전환점에 서 있다. 그는 유능한 변호사 트레이시(Tracy Stover: 아나베스 기쉬 분)와 살고 있지만 그 관계를 인정할 수 없는 한편, 자신의 직업에 대하서도 회의적이다. 그는 이런 복잡한 심정을 안고 몇 주간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토미 등 고교동창생들이 기다리고 있는 고향마을로 돌아아오는데...

"봄"은 현대 소설과 동등한 위치에 있는 보기 드문 작품이다. 수많은 비유와 유추, 자동 인용으로 가득 차 있는 "봄"은 신문을 오려내는 인간의 흥미와 다를 바 없는 구실에 지나지 않는다. 이 영화의 본질은 바르트가 카탈리시스, 즉 유인반응이라 불렀던 것으로 구성된다. 즉 모든 요소가 이야기의 부분적 요소로 작품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고, 오히려 지연시키고 전복시키는 것이다. 아눙은 자신의 작품을 문학적 소설과 결별하고자 했고, 영화를 회화와 음악과 동등한 수준으로 만들고자 헌신해왔다.(도미니크 노게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