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침략으로 압제에 시달리던 유다인들의 유일한 희망은 성서의 예언대로 하나님이 구세주를 보내리라는 것이었다. 구세주가 나타나면 로마를 몰아내고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켜 줄 것으로 굳게 믿고 있었다. 예수(제프리 헌터 분)가 가는 곳마다 병자를 고쳐주고, 죽은 사람을 살리는 기적을 일으키자, 그들은 예수가 하나님이 보낸 구세주라고 믿고 따른다. 그러나 그는 평화와 사랑과 화해에 대해서만 말할 뿐, 로마인들을 친다거나 하는 폭력과는 전혀 동떨어진 사람이다. 그가 세우려는 왕국은 세속의 왕국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왕국이라고 말한다. 바라바를 지도자로 로마의 압제에서 해방을 꿈꾸는 혁명당원들은 지하 동굴에서 무기를 만들며 기회를 노린다. 그들 중 하나인 유다는 바라바에게 예수와 손잡을 것을 제의한다. 그러나 바라바는 예수와 같이 일할 수 없음을 안다. 그리고 폭동을 일으키나 실패하고 체포되어 옥에 갇힌다. 한편 백성의 원로들과 바리세인파는 예수가 자신들을 위선자라고 책하는 등, 그들의 권위를 떨어뜨리고 민중의 인기를 모으는 것을 시기하여 예수를 어떻게 죽일까를 모의한다. 마침 유다에 로마에서 새로 파견된 본티오 빌라도 총독은 신이나 기적같은 것을 믿지 않는 사람으로, 예수의 설교를 들으러 많은 군중이 모이는 것을 보고 혹시라도 로마의 지배에 저항하는 폭동이 일어날 것을 우려한다. 그와 같은 상황 속에서, 예수의 체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유다. 그는 예수가 손끝 하나로도 천상 군대를 불러 로마군을 몰아낼 수 있을 기적의 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믿고, 그를 궁지에 몰아넣으면 틀림없이 그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생각한 나머지 그를 바라바와 한 통속이라고 모함해 고발한다. 예수는 곧 체포되어 십자가형에 처해지지만, 그의 왕국은 세속의 왕국이 아니었으므로 끝내 무력하다. 그러나 그는 사흘 뒤에 부활해서 제자들에게 양들을 잘 보살피라고 부탁한다.

전유럽을 제패하여 승승장구하던 나폴레옹의 군대는 1812년 러시아 원정에 실패하면서 운세도 기울어져, 1814년 3월 영국, 러시아, 프러시아, 오스트리아군이 합세한 연합군에 의해 파리를 점령당한다. 그는 군사들을 뒤로 하고 눈믈을 흘리며 쓸쓸히 엘바 섬으로 유배된다. 그러나 이듬해인 1815년 3월, 다시 파리로 입성해 황제에 즉위한 그는 돌아오는 즉시 재정을 정비하고 공격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그가 지닌 코르시카인 만의 거침없음과 솔직함은 당시 농민 출신 사병들로부터 절대적인 신뢰를 받지만, 한편으로 독설적이고 도덕성이 결여된 그의 행동은 때로 수많은 적을 만들기도 하는데.

대학생인 카에(사와지리 에리카)는 막 이사한 아파트에서 전에 살던 주인이 두고 간 한 권의 노트를 발견하지만, 바쁘게 지내는 사이 까맣게 잊는다. 어느 날 자신의 아르바이트 가게에 만년필을 사러 온 이시토비(이세야 유스케)를 만나게 되면서 그를 혼자 좋아하게 되고, 설레는 마음을 친구에게 얘기하고 싶지만 가장 친한 친구의 애인에게 고백까지 받아 난감해 하며 초조한 시간을 보내던 그녀는 문득 잊고 있었던 노트를 엿보게 된다. 카에는 읽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노트를 읽고 노트의 주인인 초등학교 선생인 이부키(타케우치 유코)가 아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도 보게 되면서 교사를 꿈꾸고 있었던 동경하는 마음에 자신도 모르게 일기에 빠져들기 시작하는데, 그 일기장엔 학생들과의 진심 깃든 소통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이부키의 대학동창인 타카시라는 남자를 향한 사랑 고민이 적혀 있었다. 노트를 읽는 동안 이부키의 일기 속 세계에 흠뻑 취해버린 카에는 어느 틈엔가 그 일기에 적힌“마음의 힘”을 얻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노트에 적인 이부키의 사랑에 이끌리듯 일기를 통해 용기를 얻어 자신도 좋아하는 남자인 이시토비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프랑수아 트뤼포가 ‘진정한 작가’로 평가했던 거장 막스 오퓔스의 마지막 영화. 시네마 스코프와 풍부한 색감의 테크니컬러 등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인 스타일을 선보인, 영화사적으로 상당히 주요한 작품이다. 19세기 사교계를 풍미했던 롤라가 서커스단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플래시 백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들려주는 형식의 이 영화는 당시 제작사의 횡포로 다양한 버전의 판본이 존재하면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