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6월 모나코 그랑프리. 가장 완벽한 드라이버로 손꼽히며 프로페서(The Professor)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알랭 프로스트를 포함해 모터 레이싱 역사상 가장 유명한 드라이버들이 트랙 위에 섰다. 그 중 13번째 자리에는 F1 경기에 여섯 번째로 출전하는 작은 체구의 젊은 드라이버가 타고 있었다. 그가 바로 눈부신 드라이브 솜씨로 F1 입성을 알린 아일톤 세나였다. 비록 그 경기에서 우승하진 못했지만, 그는 장애물들을 극복해 나가며 세 번의 월드 챔피언을 달성하고 슈퍼스타가 됐다. 트랙 안팎에서 수많은 업적과 뜨거운 의지, 확고한 신념을 보여 준 아일톤 세나의 신화가 시작된다.

사랑하는 이가 떠나고 그가 남긴 컴퓨터와 대화하는 여인. 사랑이 죽음과 교신할 때 컴퓨터도 신비한 매체가 된다. 컴퓨터 프로그래머 로라는 2차 대전 중 일어났던 오키나와 전투를 소재로 한 컴퓨터 게임을 개발 중이다. 자료를 조사하고, 관계자와 목격자들을 인터뷰하면서 그녀는 전쟁 중의 특별한 상황을 자신의 삶에 대입하게 된다. 사적 기억과 공적 역사의 상관관계, 그리고 이것이 인간 삶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에서 탐구한 작품. 컴퓨터 이미지, 지적인 대사, 필름 풋티지, 다큐와 모놀로그로 구성된 형식 등 난해하지만 실험적인 미장센은 세상에 대한 감독의 시선만큼이나 독창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