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보기 힘들 만큼의 선천적인 기형을 가지고 태어나 시장에서 사람들에게 비인간적인 학대를 받으며 살아가는 '엘리펀트 맨', 존을 발견한 의사 프레디는 그를 병원으로 데려와 보살펴준다. 존은 흉측한 외모와는 달리 지적이고 선한 마음을 지닌 인물이였다. 그에 대한 기사와 연구논문이 세상에 알려지자 사람들은 그를 보기 위해 찾아오기 시작한다.
아무런 희망도 미래도 없는 버스킹 뮤지션 제임스는 길거리에서 상처 입은 고양이 밥을 우연히 발견한다. 자신과 같은 처지인 고양이 밥을 위해 생활비를 모두 쏟아 치료해준 후, 여느 날처럼 거리 버스킹 공연을 시작한 제임스는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눈치채게 된다. 어느샌가 고양이 밥이 제임스 옆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 평생 한번도 받아보지 못했던 사람들의 따뜻한 환호 속에 제임스는 고양이 밥과 함께 버스킹 공연을 이어나간다. 우연한 만남을 통해 인생의 두번째 기회를 맞이하게 된 제임스와 밥의 버스킹 프로젝트가 계속 되던 중, 이들을 시기한 사람들의 방해로 인해 둘은 인생의 또 다른 시련에 맞닥뜨리게 되는데…
히틀러가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킬 무렵 독일에서는 히틀러 정권에 저항하는 학생 모임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다. 뮌헨에서 결성된 백장미단 역시 히틀러 정권을 비판하면서 독일 국민들을 일깨우기 위해 저항하는 학생 단체. 사랑과 시와 재즈를 읊조리는 여느 순수한 여대생과 다름 없었던 스무 한 살의 여대생 소피 숄. 그녀는 오빠 한스가 가입되어 있는 백장미단에 가담하게 되고, 젊은이들의 움직임을 도모하기 위해 행동을 결심한다.
30년대 할리우드를 주름잡던 공포영화의 대가 제임스 웨일의 명성은 사라진 지 오래다. 그는 이제 집에서 가끔 찾아오는 남자 연인에게 심통을 부리며 살아가는,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늙은 괴물의 신세. 어느 날 웨일은 정원사 클레이 분이 잔디 깎는 모습을 보고 그의 근육과 젊음에 매료된다. 그의 동성애 취향을 알고 찜찜해하는 클레이에게 그림 모델이 돼달라고 설득하면서 웨일은 서서히 자신의 죽음을 준비한다.
대제국 로마로부터 박해받는 이스라엘 민족. 그들에게 구원과 믿음을 전파하며 세상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못박힌 역사를 바꾼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랑을 만난다!
영화는 1890년 5월 빈센트 반 고흐가 휴양을 위해 오베르에 도착하면서 시작된다. 빈센트는 동생 테오가 매달 대주는 적은 생활비로 하루에 방세가 3프랑 50 밖에 안 되는 초라한 카페 이층의 다락방에서 지내는 동안 오베르의 아름다운 자연과 그곳 사람들의 모습을 미친 듯이 그려나간다. 오베르에서 가깝게 지내던 의사 가셰 씨의 어린 딸 마그리트는 소녀적인 순수함과 맹목적인 사랑으로 그를 열렬히 사모한다. 그녀와의 밀회를 하는 중에도 그녀의 건강하고 티없는 세계는 빈센트의 바닥을 모르는 깊은 영혼의 갈증과 허무를 채워주기에는 미흡했다. 한편으로 그는 창녀 캐티와의 관능적인 관계를 통해 소외된 사람들의 고독과 좌절을 나눔으로 해서 위안을 찾으려 한다. 또한 그를 끊임없이 따라다니던 가난은 불편함 외에도 자신이 동생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는 자책감을 준다. 동시에 동생에게 구걸해야만 하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굴욕감 등 이중으로 그를 괴롭히고 서서히 파괴해간다. 고흐의 그림이 평론가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할 즈음 그의 영혼은 이미 너무도 고갈되고 황폐해져서, 그는 자신이 더 이상 그림을 그릴 수 없을 한계점에 이른 듯 느낀다. 게다가 자신을 유일하게 이해한다고 믿었던 동생이 다른 모든 화상들처럼 자신을 착취하고 있는 듯한 배신감은 정신적으로 그는 더욱더 막다른 골목으로 몰린다. 그에게 구원의 여신상처럼 비췄던 아름답고 열정적인 제수 조안나 역시 남편 테오에게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경제적인 부담을 주는 빈센트를 자신의 가정에 위협적인 존재로 생각해 그에게 등을 돌린다. 그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쏟아왔던 마그리트도 시간이 감에 따라 빈센트의 광기와 정신의 황폐함에 절망한다.
하릴없이 여자 꼬시기에만 열을 올리던 척 배리스는 TV산업에 뛰어들어 '데이트 게임'이라는 혁신적인 쇼를 구상해내지만, 방송국에 프로그램이 채택되지 않아 백수 아닌 백수로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CIA 요원 짐 버드가 척에게 접근, 비밀암살요원이 될 것을 제안하고, 그는 취미 삼아, 돈벌이 삼아 킬러 일을 시작한다. 첫 번째 임무를 마치던 날 신기하게도 그의 TV쇼는 방송허가가 나고, 척은 기록적인 시청률을 세우며 쇼 프로 PD로서 명성을 얻기 시작한다. 낮엔 방송국 PD, 밤엔 CIA 비밀요원으로 살아가는 척은 그의 쇼 프로를 비밀임무를 위한 교묘한 위장수단으로 삼기도 하는데.... 이제 그의 위험한 이중생활은 한편의 화려한 쇼가 되어간다.
2차 대전 속 활약으로 조국 핀란드의 훈장까지 받았지만 인권을 존중 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전쟁터만큼이나 피폐한 삶을 살고 있는 토우코 라크소넨. 그는 ‘톰 오브 핀란드’라는 필명으로 금지 된 욕망을 담은 일러스트를 그리며 조금씩 세상을 뒤흔들기 시작한다. 그러다 우연히 미국에까지 그의 그림이 알려지면서 뜻하지 않았던 해방구가 펼쳐지는데…
쿠바 오리엔테 지방에서 태어난 레이날도 아레나스는 가난하지만 풍요로운 자연 속에서 자유를 만끽하며 성장해나간다. 십대시절, 카스트로 혁명군에 참가 할 만큼 성숙했던 아레나스는 스무 살 때 하바나 대학에 입학하여 자신의 문학적 재능을 키워나간다. 정치 혁명 초기, 국제 도시였던 하바나는 정치, 사회, 문화 그리고 성혁명까지 온갖 가능성을 내포한 물결이 넘쳐난다. 레이날도는 그곳에서 작가와 동성애자로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탐구의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혁명이 끝난 뒤, 레이날도의 삶은 고통으로 뒤바뀌게 된다. 1960년대 쿠바 정권의 예술가와 동성애자들에 대한 탄압정책 속에서도 글쓰기를 계속하던 레이날도는 성희롱 누명으로 기소되었다가 구치소를 빠져나오지만 결국 경찰에게 잡혀 '엘 모로' 감옥으로 보내진다. 레이날도는 2년간 편지대필을 하며 감옥 생활을 버텨나간다. 그는 틈틈이 옥중에서 쓴 소설을 밖으로 빼내는데 성공하지만 이후 그 사실이 밝혀져 심한 벌을 받는다. 결국 그는 작품과 목숨의 선택기로에서 작품을 포기하고 감옥에서 풀려난다. 1980년, 쿠바 정권은 동성애자, 정신병자, 범죄자들을 쿠바에서 추방하는 정책을 발표한다. 레이날도는 동성애자로서 쿠바를 탈출, 뉴욕에 정착하지만 가난과 에이즈라는 고통이 그에게 찾아온다. 그리고 그는 친구 라자로의 곁에서 마지막 선택을 한다.
또 다시 빈배로 돌아갈 수 없는 안드레아 게일호의 선장 빌리 타인(조지 클루니), 새 삶을 위해 목돈이 필요한 바비(마크 윌버그) 등 삶의 막다른 골목에 이른 어부들은 안드레아 게일호를 타고 먼 바다로 나서는데, 그때부터 바다 위에는 마치 인간의 오만을 용서하지 않는다는 듯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폭풍 그레이스가 몰려오기 시작하고...
이번에 그리너웨이의 주인공이 된 인물은 바로 네덜란드의 거장 램브란트. 일찍이 램브란트는 전 세계 가장 위대한 화가로 추앙 받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결국 불명예를 안고 무일푼으로 세상을 떠났다. 암스테르담 머스켓 민병대의 초상화를 의뢰 받은 렘브란트는 그림을 그리면서 17세기 네덜란드 사회의 음모를 드러내게 되고, 이 작업은 예술가이자 한 인간으로서의 그를 몰락시키는 결과를 몰고 온다. 그리너웨이는 렘브란트의 가장 유명한 작품에 관한 조망에서 더 나아가, 사회의 규범이 아웃사이더들에 의해 파괴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던 사회의 모습과, 시대에 의해 규정되고 무시되었던 한 인간을 그리고 있다. 그리너웨이는 예술의 본성에 대한 논쟁을 촉발시키기보다는 “성과 죽음, 그 밖에 얘기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라는 질문을 담아 한 인간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다. -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