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한 세계도 인간의 드라마만큼이나 감동적이다. 상공에서 초원까지 급강하하는 카메라에는 이름 모를 수많은 벌레들의 희로애락과 생존경쟁이 펼쳐진다. 나방 애벌레들이 일렬로 나란히 줄 지어 꿈틀대며 행진하고, 촉촉한 이끼 위에서 슬그머니 다가선 두 달팽이가 사랑을 나누고, 쏟아지는 비 한방울 한방울이 이들에겐 폭포수의 크기로 다가온다. 이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은 예상 외로 너무나 작고 하찮은 것들이다. 커다란 이슬방울은 곤충들의 앞길을 가로막고 빗방울의 추락은 거대한 폭탄세례와도 같다.

지구의 환경이 빠른 속도로 바뀌어 가면서 인간은 생존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중이다. <카먼 시퀜스>는 과학자, 어부, 연구원 등 다양한 그룹에 속해있는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멸종 위기에 있는 살라멘더 사과의 현재를 그림으로서 인간과 환경 그리고 DNA 복제의 유기적 관계를 실험적으로 그리는 다큐멘터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