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서 실종된 남편을 둔 수많은 코소보의 여인들처럼, 파흐리는 시아버지와 아이들을 돌보느라 슬퍼할 겨를조차 없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운전면허도 따고, 벌침을 맞아가며 양봉하고, 같은 처지의 여성들과 함께 고추장 소스를 만들어 마트에 납품하지만, 보수적인 마을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자구책조차 가부장 체제에 반기를 드는 것으로 비추어진다.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한 영화는 평범한 여성들의 생존을 위한 행위가 편견에 대한 저항과 노동을 통한 연대로 이어지는 과정을 그리며, 주도적인 삶을 성취하는 작지만 소중한 승리까지 충실하게 따라가고 있다. 표정을 잃었던 얼굴에 자부심이 넘치는 미소가 띄워진 순간, 그들은 서로의 상실을 애도하고 위무할 수 있게 된다. 블레르타 바숄리 감독의 데뷔작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베네라는 코소보의 한 작은 마을에 살고 있다. 집에서든, 밖에서든 항상 가족과 이웃들의 감시하는 눈초리 때문에 사생활이라곤 없는 그녀. 이런 것이 더더욱 자신만의 길을 가기 어렵게 한다. 그러던 그녀가 반항적인 소녀 도리나와 친구가 되고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이 두 소녀가 확신할 수 있는 딱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바로 자신들의 엄마처럼은 되지 않겠다는 것이다. 베네라는 외친다. "부모님께서 키스하는 것조차 본 적이 없다니까요!"
오랫동안 억눌린 과거에 시달리는 동시에 불임을 해결하기 위해 신령한 치료자를 찾아가라는 가족의 압력 속에서, 한 코소보 여인이 잔혹한 전쟁이 남긴 유산과 모성애의 희망 사이에서 길을 찾으려고 몸부림친다.
유고내전으로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발칸반도에 세르비아인들을 주축으로 한 유고연방이 출범되지만, 코소보 주는 알바니아계가 인구의 대부분이다. 코소보 주에서 이 두 무리가 대립하게 된다. 한편, 세르비아 국경 마을을 복구하기 위해 파견된 스페인 군대의 군인들은 들어가서는 안되는 금지구역에 들어갔다가 알바니아 군과 마주쳐 총격전을 벌이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