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의 대평원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 어딜 보나 지평선뿐인 이곳에서 주민들은 띄엄띄엄 멀리 떨어져 살아간다. 기계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살아온 이들은 이 마을을 벗어나고 싶다는 강한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이를 위해 그들은 다른 이들을 상대로 한 도둑질과 속임수의 환상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자신감이 부족한 그들은 이 초라한 해결책에도 동요하게 되고 결국 계획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만다. 사실 그들이 기다리는 것은 자신들을 이끌고 구원해줄 메시아, 지난 과오를 사면해 줄 구세주인 것이다.
펄은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모시며 어머니와 함께 농장 일을 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그녀에게 강한 꿈이 있었으니 바로 무용단의 댄서가 되는 것. 전장으로 자원 입대를 한 남편 하워드를 그리워 하는 펄에게 우연히 극장에서 만난 남자가 추파를 던지며 자신과 함께 유럽으로 갈 것을 제안한다. 내적 갈등에 혼란스러워 하는 펄, 게다가 어머니의 강압적인 행동으로 불화도 점점 커지게 된다. 새장에 갇혀 있는 새처럼 살아가는 펄에게 하나의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마침내 그녀는 이성을 잃게 되는데...
미국에서 자란 유태인 조나단은 나치로부터 할아버지를 구해준 인물을 찾아 우크라이나로 향한다. 그를 안내해 줄 가이드는 장님인 체 하는 괴팍한 노인과 영어에 서툰 알렉스, 그리고 사나운 똥개 새미 데이비스 주니어 주니어. 채식주의자이고 개 공포증이 있는 조나단은 유태인과 미국인을 싫어하는 가이드와 함께 할아버지의 숨겨진 과거를 찾아 떠난다.
언젠지 알 수 없는 과거,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젊은이 칸니발이 야생동물들에게 갈갈이 찢기는 형벌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 그리고 전쟁 후, 독일 기업가의 아들 줄리안은 인간관계를 꺼려 자신의 농장에서 돼지를 키우는 이야기. 이렇게 두 개의 이야기로 구성된 작품.
다리우스 메흐르지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안겨주며 이란 뉴웨이브의 출현을 선언한 작품. 주인공 하산은 자신이 기르는 소를 애지중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어느 날 그가 외출한 사이 소가 죽어버리자, 사람들은 그에게 소가 없어졌다고 거짓말 하기로 약속한다. 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란 영화의 고전이며 거의 아무런 흠도 찾아볼 수 없는 걸작이다. 좀처럼 다른 영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설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해 점점 저항할 수 없는 결론으로 관객을 몰고 간다. 주인공 마쉬트 하산은 자신이 기르는 유일한 소를 애지중지하는 것으로 마을에서 유명하다. 그는 마치 아이를 보살피듯이 지극한 정성으로 소를 대한다. 그의 주된 걱정거리는 이웃에 사는 볼로루스가 밤에 몰래 와서 소를 훔쳐가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다. 어느 날 하산이 밖에 볼일이 있어 집을 비웠을 때 갑자기 소는 코에서 피를 흘리며 앓다가 죽는다. 마을 사람들은 소를 파묻고 하산이 돌아왔을 때 소가 사라졌다고 거짓말을 한다. 하산은 그 말을 믿지 않는다. 그는 지붕에 올라가 사라진 소가 언제 돌아올까 애타게 기다린다. 소의 죽음으로 그는 자신이 유일하게 의지했던 인생의 가치를 잃어버렸다. 그것으로 그의 삶은 곧바로 지옥으로 굴러 떨어진 것이다. 그리고는 더 무섭고 끔찍한 일들이 벌어진다. 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일상의 정의를 무시무시하게 뒤집어버린다. 문명인들이 바라보는 전원생활에 대한 통념 따위도 저만치 비켜간다. 겉으로는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을 듯이 보이는 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이 영화는 서로 적대적인 세계의 불온한 공기를 집요하게 추적하며 집착과 소유욕에 대한 살벌한 통찰을 전해준다. 로케이션 촬영으로 실제 마을 사람들을 캐스팅해 연출한 듯이 보이는 이 영화는 시골마을의 삶과 정신적 질병에 관해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면면들에 접근하며 말로 우리가 흔히 인간성이라고 부르는 것의 입체적인 면모를 탐구하고 있다.
1578년, 엘리자베스 1세는 궁정마법사 존 디 박사와 함께 400년 후의 런던 뒷골목에 도착한다. 거기에는 폭행과 약탈, 도착과 살인, 근친상간이 횡행한다. 여왕은 끝내 ‘신은 죽었는가’라고 질문하게 된다. 가까운 미래의 런던을 무대로 세기말적인 데카당스의 세계를 그린 영화로, 대영 제국의 세계 지배를 꿈꿨던 엘리자베스 시대의 야심을 펑크 시대의 폭발하는 저항 정신을 통해 통렬히 논박한 작품. 데릭 저먼의 첫 번째 '르네상스 영화'이자 70년대 영국 하위 펑크 문화에 대한 가장 생생한 기록이다.
강렬하게 에로틱하고 극도로 폭력적이고 내면의 따뜻한 느낌을 주는 5편의 단편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