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는 체코 인형 애니메이션의 장인인 얀 슈반크마이에르의 두 번째 장편이다. 괴테와 말로의 희곡 두 편과 19세기 독일 작가 그라베의 소설을 자유롭게 각색한 이 영화는, 한 남자를 앨리스의 토끼굴처럼 기괴한 미로 속에 빠뜨리고 있다. 평범한 중년 남자는 거리에서 X 마크가 있는 지도 한 장을 받는다. 지도를 따라가 도착한 장소는 버려진 분장실처럼 보이는 방이 있는 건물. 남자가 가발을 쓰고 무대의상을 입고 <파우스트>를 낭독하기 시작하면서 진짜 파우스트의 전설처럼 나무인형 천사와 악마가 등장한다. <파우스트>는 슈반크마이에르의 전작처럼 클레이와 인형 애니메이션, 실사가 형식의 경계를 의식하지 않고 뒤섞인다. 남자가 나무 인형 머리를 뒤집어쓰면 인형극의 인형이 되고, 그와 똑같이 생긴 진흙덩어리 메피스토펠레스는 곧바로 실사로 이어지는 식이다. 서구의 가장 위대한 서사시를 원료로 끌어들인 이 야심만만한 영화는 늘어진 인형의 다리만 비출 때도 이상하게 신경을 건드리는 기운이 있다.

앨리스(크리스티나 코호토바 분)는 진열장을 깨고 나온 흰 토끼를 쫓아 가다가 지하 세계로 떨어진다. 앨리스가 도착한 이상한 나라에는 요상한 캐릭터들이 즐비하다. 흰 토끼는 뜯어진 가슴팍 사이로 손을 집어 넣어 몸에서 톱밥이 묻은 시계를 끄집어내는 박제이고, 애벌레는 핏발이 선 의안과 의치로 무장한 낡은 양말이다. 3월 토끼는 다 낡아서 눈이 떨어져 가는 인형이며, 도어 마우스는 살아 움직이는 여우 목도리다. 미친 모자 장수는 목제인형이고, 카드에서 방금 나온 듯한 하트여왕은 무엇이든 보이기만 하면 목을 잘라낸다. 얀 슈반크마예르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루이스 캐롤의 동화 속 어린 앨리스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었다.

가난에 찌든 으스스한 마을에서 태어난 난쟁이‘톰썸’톰은 빈곤하게 살아가는 부모님의 삶 속에서 새로운 희망으로 커가고, 아버지는 불쌍한 톰을 위해 버려진 인형의 가구며 옷가지를 찾아 썩어가는 도시의 거리를 배회한다. 그러나 신기한 난쟁이가 태어났다는 소식에 정부에까지 들어가게 되고 정부 관리들에 의해 붙잡힌 톰은 기형아와 돌연변이를 연구하는 실험실에 갇히게 되는데.... 이에 톰의 부모가 힘들게 꾸려가던 행복은 산산히 흩어져 날아가 버린다. 그리고 불쌍한 톰은 과학자들의 거대한 손에 의해 끔찍한 공포에 시달린다. 그 와중에서도 실험실에서 다른 기형 친구들과의 우정을 쌓아가는 톰... 그는 언제부턴가 굉장한 힘을 지닌 마이티 임프와 친하게 지내게 된다. 유리 플라스크 안에 갇혀 격렬하게 움직이며 분노를 표현하는 마이티 임프. 무시무시한 힘을 가진 임프와 조그만 난쟁이 톰은 같은 운명에 처한 채 의사의 실험용 칼을 피해 실험실을 탈출하게 된다. 유전자 조작으로 인해 기형이 된 수많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그들의 유일한 생존 탈출구인 쓰레기 하수구 길을 발견하게 된 톰은 갑자기 자신이 거인 나라의 변두리 지역에 있음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