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거세를 당한 카를로 브로스키는 거리의 공연에서 명성을 얻어 순식간에 세계적인 성악가로 발돋움한다. 유럽 전역에서 공연을 펼친 그는 자신의 곡을 작곡해 주는 형 리카르도와 함께 옛 스승 포포라를 돕기 위해 영국 런던으로 향한다. 헨델이 국왕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왕립극장과 경쟁 관계에 있는 노블레스 극장에서 공연을 하는 카를로는 순식간에 모든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왕립극장의 경영을 어려움에 빠뜨린다. 하지만 좋은 음악에 굶주린 카를로는 리카르도와 포포라의 음악에 만족하지 못하고 헨델의 음악을 갈구하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 카를로는 자신의 거세와 어린 시절을 둘러싼 비밀을 알게 되는데...

2016년 밀라노 라 스칼라 실황으로, LA오페라 총감독이자 현존 최고의 스타 성악가인 플라시도 도밍고가 정치적 음모에 의해 아들을 잃게 되는 고뇌에 찬 프란체스코 역을 맡았다. 그동안 도밍고와 함께 스페인 발렌시아, 데아터 안 데어 빈, 로열 오페라 등에서 호흡을 함께 해온 테너 프란체스코 멜리가 출연하여 두 사람의 안정된 호흡이 인상적이다. 소프라노 안나 피로치, 지휘자 미셸 마리오티의 합류는 상상 그 이상의 무대를 보여준다. 연출을 맡은 알비스 헤르마니스는 같은 해에 있었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후기작 ‘다나에의 사랑’을 올려 화제를 낳았던 인물. 이 작품이 2012년 9월 LA오페라에 오를 때부터 프란체스코 역을 전문적으로 맡아온 플라시도 도밍고의 명성과 열연은 스페인 발렌시아, 데아터 안 데어 빈, 로열 오페라 등으로 지속되는 동안에도 힘을 발휘했다. 이번 무대에서도 같은 역을 맡은 그의 존재로부터 눈을 떼려야 뗄 수 없다. 1막 3장 ‘오 나의 마음을 두드리는 옛 심정이여’부터 3막 2장 ‘운명의 종소리인가’로 이어지는 도밍고의 음성은 그의 전성기를 연상케 한다. 최고 지도자이면서도 정작 억울한 누명을 쓴 아들 자코포를 구출하지 못하는 프란체스코는 자신의 운명을 뼈저리게 느낀다. 15세기 베네치아 공국, 총독 프란체스코 포스카리의 아들 야코포는 살인 누명을 쓰고 크레타 섬에 유배되었다가 재판을 받기 위해 베네치아로 돌아온 상태이다. 야코포는 자신은 흉악한 음모의 희생자일 뿐이라고 말하며 그의 아내 루크레치아는 총독에게 자비를 구한다. 총독의 정적, 말리피에로가 이끄는 위원회는 총독의 사임을 요구하며 야코포에게는 유배를 명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