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무리의 여고생이 왁자지껄 대화를 하며 거리를 걷는다. 그러나 침묵의 슬로우모션으로 보여지는 그녀들의 대화는 관객에게 전해지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그녀들은 어떤 생각, 어떤 대화를 하고 있을까?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는 혜영은 처음으로 집을 떠나 홀로 낯선 도시에 온다. 힘들게 하숙집을 구했지만 방은 낯설고 혼자 있다는 사실도 어색하다. 게다가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려서 살짝 겁을 먹기까지 하는 혜영. 그녀에게 익숙한 것이라고는 오래된 곰 인형뿐이다. 하숙집에서 보내는 첫날 밤, 천정의 무늬를 보면서 혜영은 고향의 바닷가를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