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한 시대, 그 위험을 경고하는 다큐멘터리. 《엘레나(Elena)》를 연출했던 페트라 코스타 감독은 정치적 사건들과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브라질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시기를 돌아본다. 감독은 이제껏 볼 수 없었던 내밀한 기록들을 바탕으로 전 대통령인 지우마 호세프와 룰라 다시우바 등 주요 정치 지도자들의 성장과 퇴장을 다루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감독 자신의 가족이 얽힌 정치와 업계의 과거사를 가감 없이 조명하면서 대립과 갈등만 남은 양극화된 사회를 깊이 있는 시선으로 응시한다.

고비사막을 건너온 감동적이고 따뜻한 이야기. 몽골 남부의 고비사막. 한 유목민 가족의 낙타 한 마리가 새끼를 출산한다. 그런데, 출산과정이 너무 힘들었던 탓인지, 어미 낙타는 새끼를 멀리 한다. 새끼를 살려야 하는 유목민 가족은 마지막 방법으로 몽골의 전통악기 연주자를 불러다가 어미에게 들려준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어미 낙타는 눈물을 흘리면서 새끼를 받아들인다.

시칠리아 출신인 레티시아 바타글리아는 처참히 살해된 희생자에게 카메라를 들이댄 순간 마피아를 상대로 하는 일생의 전투를 시작했다. 코사 노스트라의 야만적인 통치를 고발하고 그들의 범죄를 낱낱이 밝히는 동시에 당당함과 열정으로 삶을 지속한다.

초등학교 볼룸댄스 경연대회를 둘러싼 다큐멘터리. 다민족이 섞여있는 초등학교 3개의 아이들이 댄스를 배워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눈 내리는 겨울, 처음으로 어색하게 탱고스탭을 배우고 메렝게의 리듬에 쑥스럽게 몸을 흔들던 ‘동네 꼬마녀석들’ 은 봄이 지나고 더운 여름으로 바뀌는 동안 어느덧 ‘작은 신사숙녀들’로 변모해 간다. 파트너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라는 선생님의 주문에 바닥만 쳐다보던 아이들의 눈에는 어느덧 서로를 그윽하게 바라보는 사랑스러운 기운이 자리잡는다. 그렇게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충실하게 따르는 카메라는, 단순히 경쟁을 위한 춤 연습과정만을 담지는 않는다. 아이들과 함께 하교를 하며 소년, 소녀들의 솔직한 대화 사이로 파고든다.

7년 작업의 매듭으로써 1, 2편이 고통의 기원을 거쳐 할머니들의 일상으로 나왔다면, 은 다시 그들의 일상을 빌려 과거로 들어간다. 61년 만에 고향을 찾은 할머니, 위안소에서 매독에 걸려 청각장애자인 딸을 낳은 할머니의 회한이 흘러나온다. 내레이션이나 음악 등의 장치를 지워내고 할머니들 스스로 그들의 이야기를 하게 함으로써 가혹한 역사 속에 뭉개진 그들의 목소리를 나지막히 되살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