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초 1950년 7월, 한반도 허리쯤에 위치한 산골짜기 대문 바위골.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도 모른 채 전국 노래 경연대회에 열을 올리는 짱이와 짱이 친구들. 미군이 패하면서 전선은 읍내까지 내려오고 마을에 소개령이 내려진다. 결국, 주민들은 피난길에 오르는데… 미군이 보호해 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7월 땡볕 아래 꾸역꾸역 남하하는 대문 바위골 사람들. 그러나 믿음과는 달리 그들 머리 위로 폭탄이 떨어지고, 방어진지에 있던 병사들은 이들을 향해 난사를 시작한다. 마을 사람들은 도대체 총구가 왜 자기들에게 향하는지 이유도 모른 채 쓰러져간다. 아이들은 대문 바위골로 돌아온다. 해마다 가을이 돌아오듯…

고르고 13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일본 출신의 킬러 듀크 토고. 냉철한 판단력과 비정함, 강인한 육체를 지닌 그는 의뢰인의 약속이라면 그 어떤 것이라도 수행하는 인물이다. 언제나 혼자서 임무를 수행하는 세계 최고의 킬러 고르고 13은 이번에는 FBI와 CIA, 미 국방성 등을 상대해야 하는데...

방사능에 오염된 맥주를 마셔버린 노동자들이 좀비가 된다. 그들은 여행자들을 먹어치우는 고약한 습관을 갖게 되는데..

기지촌 여성으로 살아온 양희 이모를 만나다. 한미동맹에 의해 미군 남성들을 위한 공창역할을 하고 있는 기지촌을 둘러싸고 여러 목소리들이 들려온다. 그러나 그 목소리들에 묻혀 기지촌 여성들의 목소리를 듣기는 힘들었다. 연분홍치마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17살에 부산 텍사스에 들어가 한 평생을 기지촌에서 살아온 양희 이모를 만나러 미 공군기지가 있는 송탄에 내려갔다.

2021년까지 평택으로 이전 예정인 용산미군기지는 현재 이전 작업이 한창이다. 감독은 증강현실 게임을 통해 위성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는 용산미군기지를 보려 하고, 이 엉뚱한 상상력은 가려져 있던 그곳을 보는 데에 실제로 힘을 발휘한다. 증강현실 게임을 포함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출처가 다양한 푸티지를 감독만의 독특한 리듬으로 배열하며 미군의 논리가 침투되는 방식과 우리 땅이 어떻게 잠식돼 가는지를 보여준다. 이 흥미로운 작업을 통해 감독은 우리에게 보이는 것, 실재라고 믿어지는 것들에 대해 방점을 찍고,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에서 무엇이 진실인지 탐구하려 한다. 그 사유의 끝으로 미군이 말한 세 가지 작전명에 대한 자기 자신만의 해석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