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야쿠모의 괴기담 중에서 4편의 에피소드를 영상으로 옮긴 옴니버스 영화. 출세를 위해 아내를 버리고 떠났던 무사(‘흑발’), 눈보라 속에서 설녀를 만나 목숨을 건진 청년(‘설녀’), 귀신을 피하기 위해 불경을 몸에 써넣는 맹인 악사(‘귀 없는 호이치’), 찻잔 속에서 기묘한 얼굴을 본 무사(‘찻잔 속’)의 이야기가 오싹한 공포와 함께 펼쳐진다. 환상적인 색채와 표현적인 세트를 이용한 뛰어난 미술과 촬영이 돋보이며, 다케미쓰 도루의 실험적인 음악 또한 탁월하다. 에 이어 두 번째로 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다.

첫번째 에피소드(로제 바댕 연출/제인 폰다, 피터 폰다 주연). 프레데리크 백작부인(제인 폰다 분)은 기분 내키는 대로 방탕한 생활을 일삼다 숲 속에서 우연히 만난 빌헬름(피터 폰다 분)을 보고 한눈에 반한다. 그러나 빌헬름은 그녀의 유혹을 뿌리치고, 화가난 백작부인은 심복을 시켜 그의 마구간에 불을 지르게 한다. 말들을 구하려던 빌헬름은 불길에 휩싸여 죽고, 불길 속에서 검은 말 한 마리가 살아남는다. 프레데리크 백작부인은 그 말을 길들이려 하지만 검은 말은 그녀의 뜻을 따르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벼락이 떨어져 숲에 불이 나자 검은 말은 그녀를 태운 채 불 속으로 달려든다. 두 번째 에피소드(루이 말 연출 / 알랭 들롱, 브리지트 바르도 주연). 사디스트적인 기질을 가진 한 오스트리아 장교(알랭 들롱 분)가 타인을 모욕하고 괴롭히려 할 때마다 그와 아주 흡사하게 생긴 신입생이 개입해 그의 행동을 저지하게 되는데, 어느날 카드게임에서 패한 한 아름다운 여성(브리지트 바르도 분)을 능욕하려하자, 예의 신입생이 나타나 그의 속임수를 폭로하며 저지하려 한다. 이에 흥분한 장교는 그를 단도로 살해하고, 자신 역시 불행을 당하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번째 에피소드(페데리코 펠리니 연출, 테렌스 스탬프 주연) 술에 취해야 천재성을 발휘하는 영국 배우 토비(테렌스 스탬프 분)는 페라리 한 대를 제공하겠다는 영화제작자의 말에 솔깃해 이태리로 날아온다. 공항에서 우연히 한 소녀의 공을 주워주게 되는데, 기다리던 제작자들을 만나 함께 차를 타고 가면서 다시 공을 주으러 뛰어가는 금발의 소녀를 목격한 토비는 전율에 휩싸인다. 이태리에서의 행사를 마치고 페라리를 받게 된 토비는 그를 괴롭히는 군중을 피해 혼자 시운전을 하게 되고, 무너진 다리 때문에 인부들이 통행을 막고 있는 도로에서 자신의 목을 걸고 도박을 벌인다.

12월이 되면 서구의 아이들이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전통이 있으니 바로 대림절 달력이다. 12월 1일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작은 선물이 숨겨진 스물네 개의 작은 방을 하루에 하나씩 열어보며 기대를 키워가는 것. 대림절 달력에서 착안한 은 전세계 24명의 감독들이 각 10분짜리 단편을 맡아 완성된 옴니버스 콜렉션이다. SF에서 유령의 집, 슬래셔에서 고어 애니메이션까지 다채로운 하위장르를 망라하는 영화는 호러 영화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선물 같다. 단편이라고 해서 방심해서는 금물. 상당수의 작품들이 꽤나 높은 수위를 넘나든다. 다소 긴 듯한 엔딩크레딧이 시작됐다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마시길. ‘보너스’ 단편이 그 뒤를 잇는다.

식인쥐 (The Graveyard Rats) 편. 사업가 로저는 엄청난 재산을 소유하고 있지만 거동이 불편하다. 그런데 사랑하던 빼어난 미모의 소유자인 로저의 아내는 로저의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자신의 정부와 음모를 꾸며 로저를 살해한 후 사고로 위장한다, 그러나 이들의 예상과 달리 로저의 유산은 회사로 상속된다. 이에 로저의 아내와 정부는 생전의 로저가 상속관계를 녹음한 마이크로폰을 찾기 위해 그의 묘지를 파헤치는데. 아들의 유령 (Bobby) 편. 사랑하던 아들 바비를 바닷가에서 잃어버린 어머니는 아들을 찾기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주술기도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바비가 그녀 앞에 나타난다. 그러나 재회의 기쁨을 나누는 것도 잠시, 바비는 살기어린 눈으로 어머니를 위협하는데. 악령의 살인 인형 (He Who Kills) 편. 여의사 심슨은 두 사람이 살해된 살인현장에서 발견한 기이한 인형의 감식을 의뢰받는다. 그런데 심슨은 자신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인형과 예리한 감식용 나이프가 없어진 사실을 알게 된다. 게다가 전화가 불통이 되고, 경비원까지 살해되는 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하는데... 70년대에 방영되어 공포영화의 고전이 된 의 속편. 모두 3편의 옴니버스 형태로 구성되어있으며, 호러 영화 각본가 리차드 매티슨과 핸리 커트너의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윌리암 F. 놀란과 댄 커티스가 새롭게 꾸민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