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의 상인 ‘안토니오(제레미 아이언스)’는 어느 날, 절친한 친구 ‘베사니오(조셉 파인즈)’로부터 큰 돈이 필요하다는 부탁을 받게 되고 자신의 신용을 보증으로 유태인 갑부 ‘샤일록’에게 300다켓의 돈을 빌리게된다. ‘안토니오’와 앙숙인 ‘샤일록’은 심장에서 가장 가까운 부위의 1파운드 살을 담보로 할 것을 계약 조건으로 내세우는데…
파리의 오페라 하우스. 극단의 소프라노 단원인 아름다운 여인 크리스틴은 뛰어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빛을 보지 못하는 조연이다. 또한 그녀를 지켜보며 안타까운 연정을 키워나가는 바이올린 주자이자 작곡가인 에릭은 자신의 음악을 인정받기 위해 출판사와 극장 등 여러 곳을 찾아가지만 차가운 냉대뿐인데.
미국 여성인 데이지 밀러는 철없지만 예쁘고 순수한 아가씨이다. 그녀는 미국인이지만 유럽에서 자란 고지식한 학생 프레데릭을 만나 사랑을 느낀다. 하지만 프레데릭의 숙모는 천박한 행동을 하는 미국 아가씨와 어울리지 말라고 충고한다. 프레데릭은 데이지 밀러에게 과심을 느끼지만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데이지 밀러는 고지식한 프레데릭 대신 지오바넬리와 데이트를 즐긴다.
벚꽃이 피고 또 새봄은 왔건만 춘삼은 자신을 성례시켜주기로 한 봉필영감 집에서 3년째 머슴살이 중이다. 점순의 키가 크지 않을 것이라 여겨 성실한 춘삼을 몇 년 더 머슴으로 부려먹을 요량인 봉필영감은 이미 마을의 몽태를 비롯해 여러 장정을 머슴으로 써먹다 그들이 제 풀에 지쳐 달아나게 한 전력이 있다. 춘삼은 점순의 키가 안자랄까봐 무거운 물동이도 지지 못하게 하며 그녀가 자라기만을 기다리지만, 점순은 키만 크면 어른이냐며, 밤낮 우직하게 일만 하는 춘삼을 오히려 원망한다. 한편 봉필영감에게는 점순이 못지 않게 그녀를 구실삼아 실컷 머슴을 부릴 수 있었던 큰 딸이 있었는데, 머슴 중 한 남자와 함께 도망가 버린 지 오래됐다. 답답한 춘삼은 구장어른을 찾아가 자신이 성례를 치를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하고, 춘삼이 딱해 보인 구장어른은 자신이 시키는 대로만 하라며, 봉필 영감이 젊은 시절 그의 장인에게 써먹었던 방법을 넌지시 일러준다. 어느 날, 봉필영감으로부터 도망쳤던 점순의 언니 부부가 커다란 트럭을 타고 돌아오고, 봉필영감은 그들이 크게 성공한 줄 알며 마을 사람들에게 으스댄다. 봉필영감은 장인의 보약까지 해온 옛 머슴을 드디어 사위로 인정하고, 그가 부탁한 쌀 20가마니를 내어주지만, 곧 그가 자기 딸까지 속여가며 사기를 친 것임이 드러난다. 봉필영감은 춘삼에게 돼지를 팔아오라고 읍내로 보내놓고, 몽태에게 쌀 20가마니를 찾아오면 점순을 준다고 공약한다. 이를 듣고 점순이 울자 춘삼은 구장이 일러준 대로, 그 옛날 봉필영감이 써먹었던 방식대로, 장인의 그곳을 움켜잡고 협박을 해서 결혼 승낙을 받아내고 만다.
아다다는 시집을 간다. 그런데 사랑하는 남편은 돈이 생기자 난봉을 피우기 시작한다. 돈을 증오하게 된 아다다는 남편이 항아리 속에 묻어둔 돈을 몰래 꺼내들고 나가서 강물 위에 띄운다.
섬진강 상류에 자리잡은 화갯골에는 주막이 많다. 그중에도 옥화네 집은 값싸고 술맛 좋고 인심 후하다 하여 이름난 주막. 어느 날 예순이 넘어 보이는 책장수 오동운이 열여덟쯤 되어 보이는 딸 계연을 데리고 옥화네 주막을 찾아든다. 책장수 영감은 삼십 여 년 전에는 친구들과 사당패를 꾸며 놀기도 하고 바로 이 화개장터에서 하룻밤만 묵고 갔다는 추억담을 늘어놓는다. 책장수가 딸 계연을 옥화네 주막에 맡겨두고 화갯골로 간 날 옥화의 외아들 성기가 산에서 내려온. 성기는 계연을 처음 보는 순간 이상한 긴장과 흥분을 느낀다. 옥화의 죽은 어미 소향은 남사당의 진양조 가락에 반해 그만 하룻밤 정을 주어 옥화를 배었고 그 남사당을 서른여섯 해 동안 기다리다 죽어갔다. 옥화 역시 기구하게 쌍계사의 젊은 중 법운과 금단의 사랑을 맺어 성기를 낳게 되었고 법운도 바람처럼 종적을 감춘다. 성기의 사주에도 역마살이 끼어 있다고 하여 열 살 나던 해 쌍계사에 맡겨진다. 옥화는 어느 날 우연히 계연의 귓바퀴에 자기 자신과 같은 사마귀가 있음을 발견한다. 옥화는 불길한 예감에 무당을 찾아간다. 그리고 책장수 영감이 옥화의 생부라는 것과 계연이 옥화의 이복동생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놀란 옥화는 성기와 계연의 사이를 떼어놓으려 하고 성기는 어머니의 돌변한 경계 태도를 야속하게 여긴다. 책장수 영감이 돌아와 여수에서 부자로 사는 영감의 친구 아들과 정혼하여 계연을 데리고 다시 길을 떠난다고 한다. 계연은 보따리를 들고 영감을 따라나서면서 슬프게 작별을 고한다.
주인공 서만기는 치과의사이지만 그날그날을 겨우 살아가는 평범한 인간이다. 가족의 입에 풀칠도 제대로 못하는 주제에 입만 벌렸다 하면 모조리 헐뜯고 그것도 모자라 애국애족이란 거창한 명분을 끌어내 비분강개를 일삼는 채익준, 전쟁에서 입은 상처로 실의에 빠져 그날그날을 힘들게 살아가는 천봉우가 매일같이 그의 병원에 드나든다. 서만기는 이 두 사람의 불평과 한탄을 날마다 들으면서도 마음 속으로 삭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