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숲에숨어 살던 벙어리소년은 어느날 나타난 탈영병에 의해 먹을것을 도둑질 당하여 굶어죽게된다. 그 과정에 처녀귀신을 만나 지옥을 거쳐 천국으로 가 구원받게 되는 기이한 이야기의 작품 .

외갓집 식구들이 피난을 오면서 동만의 집에는 친가 집 식구와 외갓집 식구가 함께 살고 있다. 장맛비가 쏟아지던 날 밤, 공비 소탕에 나섰다 전사한 아들 생각에 잠겨 있던 외할머니는 내리치는 천둥을 향해 빨갱이들을 쓸어가라고 고함친다. 외할머니의 볼멘 고함 소리는 친할머니의 신경을 건드린다. 친할머니의 둘째 아들이자 동만의 친삼촌은 좌익 빨치산이었던 것이다. 이 일로 친할머니와 외할머니 사이에는 냉전의 기류가 흐른다. 그러던 어느 날, 동만은 낯선 남자에게 친삼촌이 집에 다녀갔다는 사실을 발설하고, 아버지가 형사에게 잡혀가는 사건이 벌어진다. 이 무렵 빨치산들이 읍내를 습격했다가 전원 사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동만의 아버지는 삼촌이 죽었을 것이라 단정한다.

백발의 노인이 49년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출옥한다. 그의 이름은 황석. 선상 결혼식이 한창이 유람선 옆에서 시체 한 구가 떠오른다. 그의 이름은 양달수. 젊고 유능한 형사가 수사에 착수한다. 그의 이름은 오형사. 맹인 여자가 그를 만난다. 그녀의 이름은 손지혜. 유력한 용의자가 등장한다. 그의 이름은 한동주. 자, 이들 사이의 얽히고 설킨 관계는? 점점 드러나는 49년간의 물밑 역사의 진실은?

악몽 같은 전쟁이 끝나고 북측 포로가 된 경민은 모든 본능이 억압당하는 수용소 생활을 시작한다. 포로수용소 안에는 남한 출신의 해군 소령, 미군스파이로 몰려 끌려온 소련 유학생 주형, 한때 수용소장이었던 천불, 그리고 반동분자로 몰린 외교부장과 그의 딸 서용과 부용, 일본에서 온 아키코 등이 나름의 생존법칙을 지키며 목숨을 연명해가고 있다. 한편 경민은 어린 시절 절친한 친구였지만 실연의 상처로 월북하여 정치보위부 상좌로 있는 평산을 만난다. 하지만 경민에게 사랑하는 여인을 빼앗기고 패배감에 사로잡혀 있는 평산은 경민을 굴복시키기 위해 갖은 애를 쓴다. 경민은 강제노동과 고문이 계속되는 상황 속에도 자유에 대한 꿈을 잃지 않는다. 또한 서용은 비참한 생활 속에서도 인간미를 잃지 않은 경민에게 따뜻함을 느끼게 되는데...

1951년, 한국전쟁 고아 1,500명이 비밀리에 폴란드로 보내졌다. 낯선 동양 아이들의 상처를 함께 먹고, 자고, 가르치고, 울고, 웃으며 사랑으로 보듬은 폴란드 선생님들. 아이들은 진심 어린 보살핌에 차츰 마음을 열고, 선생님들을 '마마', '파파'라 부르며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1959년, 갑작스럽게 아이들은 북한으로 송환되고 이 사실은 역사에 묻히게 된다. 2018년, 남북의 두 여자가 아이들과 선생님의 행적을 찾아 폴란드로 떠난다. 함께 하는 여정에서 서로가 남과 북에서 얼마나 다른 삶을 살아왔는지를 확인하게 되는 두 사람. 가슴 속 마지막 이야기를 터놓지 못하던 그들은 아직도 아이들을 가슴으로 기억하고 있는 백발의 폴란드 선생님들 앞에서 동시에 눈물을 흘리는데…

영화의 배경은 한국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1952년. 휴전 회담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무렵, 미정보국은 북한측에서 세균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몇 번의 특공대를 투입했지만 실패한 미국은 이 작전 수행의 적임으로 불사조 같은 해병 1중대의 생존 대원들을 지목하고, 그들에게 특수훈련을 시켜 적지에 잠입시킨다. 산 속에 잠입한 해병대원들은 산 속에서 유격훈련을 하며 탈출을 기도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에게서 자유의 소중함을 깨달은 특공대원들은 자신들의 임무에 강렬한 긍지를 찾게 된다.

조선시대에도 존재한 작고 오래된 마을 ‘판문점’.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 발발 이후, 남북의 휴전회담 장소로 선택된 ‘판문점’은 분단과 냉전의 상징인 민족의 아픔으로 기억된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과 함께 ‘판문점’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둔 비무장지대 공동경비구역으로 남과 북의 유일한 통로이자 전쟁 당사자들이 만나 항구적 평화를 논의하는 회담장의 역할을 하면서 화해와 평화의 장소로 의미가 깊어졌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을 통해 방북했고,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도 소떼를 몰고 판문점을 지났다. 남과 북의 정상은 처음으로 함께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나들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판문점’은 남에게도 북에게도 잊힌 공간이 되었고, 현재의 ‘판문점’은 태생적인 의미를 잃고 죽어가고 있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으로 한반도 평화의 가능성이 열리는 듯했지만 2023년 11월, 9.19남북군사합의가 파기되면서 그 기능을 상실했다. 포성은 멈추었지만 한반도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단절과 혐오의 시대, 다시 평화를 위해 우리는 ‘판문점’의 의미를 돌아보고자 한다.

보안 해제된 미군의 문서와 아카이브 영상들, 폭격에 가담한 이들과 민간인 피해자들의 증언을 기반으로, 3년간의 한국전쟁 동안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를 낳은 미 공군의 무차별 폭격의 실체를 샅샅이 조명한다. 강한 집념으로 수집한 사료들 속에서 찾아낸 폭격과 관련된 경악스러운 증거들, 전쟁의 실상을 생생한 목소리로 옮긴 증언들과 예리한 내레이션으로 무장한 영화는 지나간 전쟁이 아니라 규명되어야 할 사건을 올곧게 직시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낙동강 강변의 어느 자그마한 농촌의 고향으로 돌아온 일령은 그 고향의 여교사이자 애인인 옥남과 협력하여 무지한 마을 사람들을 일깨우며, 살기 좋은 내 고장을 만들기에 열성을 다한다.

해방 이후부터 휴전을 전후한 기간 동안 100만 명 이상의 민간인이 희생되었다. 지방 좌익과 우익의 보복 학살도 자행되었지만, 많은 피해자들은 남한의 군경, 우익단체, 미군의 폭격에 의해 학살당했다. 이 가운데 한국전쟁 초기 예비검속 차원에서 구금당하고 학살당한 국민보도연맹원이 있다. 이들은 대다수가 농민으로 정치 이념과 관계없는 사람이었다. 전쟁과는 직접적인 상관없이 국가의 이념적 잣대로 인해 재판조차 받지 못하고 무고하게 희생된 몇 십만 명의 이야기.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인 전장에 뛰어든 세 여성 투사에 관한 이야기를 증언과 재연으로 재구성한 다큐멘터리다. 중국에서 항일독립운동을 전개했던 정정화, 제주 4.3항쟁에 뛰어든 김동일, 지리산 빨치산으로 활동한 고계연의 이야기이다. 임흥순 감독은 서로 다른 곳에서 조국의 독립과 통일이라는 공동의 꿈을 품고 절박하게 나아간 이 세 명의 투사들을 21세기 한국의 산과 계곡에서 되살려낸다. 다소 초현실적인 방식으로. 말하자면 그들이 남긴 자서전을 바탕으로 세 명의 현대 여성들이 역사 속의 세 인물을 연기하고, 그 퍼포먼스를 통해 60년의 격차를 지닌 두 개의 시간이 중첩되고 실제인물과 배우의 경험이 포개진다. 식민, 전쟁, 분단의 역사를 현재로 잇는 시간의 끈. 미술관과 영화관을 오가는 임흥순 감독의 작업은 초현실적인 시정을 자아내는 순간들을 다큐멘터리에 자연스레 끌어들여 남성 영웅의 세계인 대문자 ‘역사’에 균열을 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