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 직후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의 거리. 오랫동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거리를 배회하던 안토니오는 우연히 직업 소개소를 통해 거리에서 벽보를 붙이는 일을 맡는다. 그러나 그 일을 하기 위해선 자전거가 필요했고 이 사실을 안 아내 마리아는 남편의 직업을 위해 자신이 소중하게 간직했던 침대 시트를 전당포에 맡기고 자전거를 구입한다. 한편 직업을 갖게 된 안토니오와 그의 아들 브르노는 기쁨을 참지 못하지만 아뿔싸! 이게 웬일? 이튿날 안토니오가 출근하여 벽보를 붙이는 사이 한 사내가 자전거를 타고 도망치는 것이 아닌가?

13년간 감옥에 복역 중이던 전직 야쿠자 미카미는 새로운 각오를 품고 출소한다. 변해버린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어 매번 트러블을 일으키지만 주변 이웃들의 작은 관심과 애정으로 자신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기 시작한다. 자신의 갱생의 모습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고 싶어 하는 진지한 청년과도 만난다. 하지만 13년이라는 시간의 공백과 범죄자라는 낙인은 쉽게 지워지지 않고 정상이라 말하는 이 세상은 자신이 소중히 지켜온 것마저 버리게 만들어 버린다. 이 세상은 과연 그가 꿈꾸던 멋진 세계인가?

1968년, 뉴욕 암흑가의 두목 범피가 죽음을 맞이하자 그의 오른팔이었던 프랭크 루카스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프랭크는 베트남전의 혼란한 상황을 틈타 직접 태국과 베트남을 오가며 마약 밀수를 시작하고 고순도 마약을 싼 가격으로 판매하며 부와 명예를 쌓는다. 한편 소신을 지키는 형사 리치 로버츠는 마약 범죄 소탕을 위해 특별 수사반을 결성하지만 수사는 원점에서 맴돌고 마약 조직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한다. 어느 날 블루 매직이라는 고순도 마약을 우연히 손에 넣게 된 리치는 베일에 쌓인 암흑가 두목의 존재를 감지하고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데...

섬세하고 나약한 지식인인 조셉 케이의 집에 경찰이 들이닥치고 그는 죄목도 밝히지 않은 채 구속된다. 그 뒤 케이는 자신의 무죄 석방을 위해 경찰과 변호사, 법관들, 끝내는 신까지 차례로 만난다. 한편 경찰과 변호사, 법관들도 인간인지라 헛점 투성이였고, 그들이 헛점을 위장하기 위해 허세를 부리는 것을 목격한 케이는 좌절하며 반항한다.

이란 테헤란의 어느 곳, 눈발이 스산하게 흩날리는 겨울 날, 철길을 걷고 있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아내와 딸을 뒤로 한 채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떠난다. 모크타(하셈 아브디)는 철길 옆에 위치한 스산한 집에 아내 카툰(미트라 하드자)과 딸을 남겨두고 일을 찾아 떠난 것이다. 말하자면 그것은 그가 원한 게 아니었다. 직장에서 해고된 채 별다른 일을 구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남편이 떠난 지 몇 달이 되도록 그의 가족은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한다. 경찰은 곧 모크타가 죽었음을 아내에게 알려오고, 직업을 찾아 그들이 사는 동네로 들어온 시계공 말하브(알리 니크솔라)가 그녀에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그는 남편이 떠난 그 아름다운 여자의 주위를 배회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맴돌기만 하던 그의 마음이 하늘을 움직였는지, 그는 마침내 그녀와 결혼을 하게 되지만 무거운 현실은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그래서 말하브 역시 일이 잘 풀리지 않자 가족을 뒤로 한 채 외국으로 떠날 결심을 하게 된다.

영국에 사는 파키스탄인 오마르는 좌파지식인이자 유명한 저널리스트인 아버지의 뜻에 따르지 않고 삼촌 나세르가 운영하는 세탁소의 관리인이 된다. 어느날 오마르는 삼촌 가족과 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인종차별주의자 집단인 민족전선 갱들과 만나게 되는데 그 안에서 옛 친구 죠니를 만나게 된다. 이를 계기로 죠니 또한 오마르를 도와 세탁소 일을 하게 되면서 둘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된다. 하지만 오마르는 영국 사회에서의 성공을 위해 냉혈한 삼촌 나세르를 닮아간다.

이란과 이라크의 국경지대에서 칠판을 등에 지고 산을 오르는 리부아르와 싸이드. 이들은 외딴 마을의 학생을 직접 찾아다니는 선생님이다. 배우는 데 뜻이 없는 거친 아이들이 험한 일을 더 고되게 하지만 그들은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산 쪽으로 양치기 소년들을 찾아 나섰던 리부아르는 국경을 넘나들면서 밀수품과 장물을 운반하는 소년들을 만난다. 모두가 그를 경계하지만 그와 이름이 같은 소년 리부아르는 이름을 쓸 수 있게 가르쳐 달라고 부탁한다. 대부분 그를 반기지 않는 아이들과 어색하게 동행하는 가운데 추락사고가 일어나고, 싸이드는 다친 아이를 위해 칠판을 잘라 부목을 만들어준다. 칠판은 반 토막이 나지만 아이들은 이제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하고... 마을로 내려간 싸이드는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길을 찾아 헤매는 노인들을 만나게 된다. 노인들을 가르쳐보려 하지만 소용이 없게 되자, 싸이드는 호두 40알을 받고 국경까지 안내를 맡는다. 그는 일행 중, 딸을 시집보내고서야 편히 죽겠다는 한 노인의 소원을 들어주느라 어린 아들을 둔 과부 할랄레와 얼결에 결혼까지 한다. 칠판을 예물로 주고 맞이한 신부, 할랄레에게도 글자와 수학을 가르쳐보려고 하지만 싸이드의 노력은 아무런 반응을 얻지 못하는데...

평범한 어느 날 오후, 앞이 보이지 않는다며 한 남자가 차도 한 가운데에서 차를 세운다. 이후 그를 집에 데려다 준 남자도, 그를 간호한 아내도, 남자가 치료받기 위해 들른 병원의 환자들도, 그를 치료한 안과의사도 모두 눈이 멀어버린다. 시야가 뿌옇게 흐려져 앞이 보이지 않는 정체불명의 이상현상.. 눈먼 자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정부는 그들을 병원에 격리수용하고, 세상의 앞 못 보는 자들이 모두 한 장소에 모인다. 그리고.. 남편을 지키기 위해 눈먼 자처럼 행동하는 앞을 볼 수 있는 한 여인(줄리안 무어)이 있다.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병동에서 오직 그녀만이 충격의 현장을 목격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