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 소유권을 둘러싼 쿠테타로 내전에 휩싸인 나이지리아. 무차별 살육이 자행되는 광기의 현장에 외국인 철수작전을 위해 최정예 네이비씰 워터스(브루스 윌리스)가 이끄는 특수부대가 파견된다. 하지만 리나 켄드릭스 박사(모니카 벨루치)만 구출하면 끝날 줄 알았던 단순한 임무는 반정부군의 출현으로 예상치 못했던 위험과 직면하게 된다. 리나의 환자 중에 숨어있던 전대통령의 유일한 후계자를 노리는 반정부군의 추격이 점차 거세지는 가운데, 워터스 일행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즉각 철수하라는 상부의 최종통보를 받는다. 워터스와 리나 일행의 위치를 파악한 반정부군은 대규모 병력을 동원한 총공격을 감행하는데… 명령으로 주어진 임무만 수행하고 살아남을 것인가, 목숨을 걸고 자신이 선택한 임무를 수행할 것인가? 이제 워터스가 선택한 최후의 길은.
카메룬 청년 레오나르는 사하라 사막을 건너 유럽을 향하던 길에 강간 당한 나이지리아 출신의 호프를 만나 함께 데리고 간다. 유럽이 얼마 남지 않은 지점에는 아프리카 국가별로‘ 게토’들이 형성되어있고, 카메룬 게토에 들어간 둘은 그곳의 규칙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결혼한다. 레오나르는 호프의 매춘을 통해 불법 입국에 필요한 돈을 마련한다.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불법이민의 흐름이 영화에서 다뤄진 것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그럼에도 <호프>는 그 지난한 과정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을 드러내기에 새롭다. 유럽을 목전에 둔 위치에 형성된 게토들의 존재와 그 속에서 자행되는 폭력과 범죄, 나름대로 작동하는 약육강식의 법칙을 마주하는 것은 충격적이다. 다큐멘터리 출신 감독답게 현실의 가려진 부분을 리얼리즘적으로 담아낸 것이 돋보이며, 긴장 속에 거의 소통이 없던 두 주인공 남녀 사이에 차츰 사랑의 감정이 싹트는 것을 섬세하게 잡아낸 것도 장점이다. 두 비전문배우의 날 것의 연기 또한 이 영화의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이수원_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