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푸른 회색빛 눈동자를 지닌 소녀 ‘치요’는 가난 때문에 언니와 함께 교토로 팔려가게 된다. 자신이 게이샤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그녀를 시기하여 함정에 몰아넣는 ‘하츠모모’(공리)에게 겪은 갖은 수모 속에서 유일하게 친절을 가르쳐준 회장(와타나베 켄)을 마음에 담고 게이샤가 되고 싶다는 희망을 품게 된다. 마침내 그녀를 수제자로 선택한 마메하(양자경)에게 안무, 음악, 미술, 화법 등 다방면에 걸친 혹독한 교육을 받고 최고의 게이샤 ‘사유리’(장쯔이)로 사교계에 화려하게 데뷔한다. 은근히 그녀를 사모하는 기업가 노부(야쿠쇼 코지)와 남작을 비롯한 많은 사람의 구애도 거절한 채 회장을 향한 사랑을 지켜가던 사유리. 하지만 더욱 집요해진 하츠모모의 질투와 전쟁의 혼란 속에서도 회장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았던 사유리는 게이샤란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을 가질 순 있어도 사랑만큼은 선택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

가난한 로닌 겐고베이는 유명한 게이샤 고만에게 반한다. 주군의 복수를 이루고 명예를 찾아야 하는 겐고베이는 고만이 빚 때문에 팔려갈 상황에 처했음을 알고는 돈을 주지만, 곧 고만과 그 남편의 음모를 깨닫는다. <장미의 행렬>로 알려진 다큐멘터리 출신 작가 마츠모토 토시오의 또 다른 걸작이다.

문인들이 많이 드나들기로도 유명한 전통의 화류가인 교토의 기온 거리. 이 거리에서 오랫동안 게이샤로 일해 왔던 미요하루의 집에 어느 날 어린 여자아이가 찾아온다. 그녀의 이름은 에이코. 어머니를 잃은 그녀는 무희(마이코)가 되기를 원해 미요하루에게 찾아온 것이다. 무희로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하지만 어떤 고생이라도 감수하겠다는 에이코의 열성에 감탄한 미요하루는 그녀를 받아들이기로 한다.

과거에 게이샤로 일했던 긴은 지금은 부동산과 사채업을 하며 돈벌이에 열심이다. 그러나 긴의 주변에서는 악착같이 돈을 받아내는 그녀를 비난하기 일쑤다. 그러던 어느 날, 긴이 젊은 시절에 그토록 사랑했던 남자 다베가 갑자기 그녀를 찾아오는데..

‘자토이치’는 도박과 마사지로 생계를 이어가는 맹인 방랑자. 하지만 이 남루한 행색의 사내에겐 외모와는 달리 신기에 가까운 능력이 있다. 번개처럼 빠르고 한치의 오차도 없이 상대를 찌르는, 전광석화 같은 검술이 그것! 민심이 흉흉한 어느 마을에 당도한 자토이치. 그는 도박장에서 비밀스러운 게이샤 자매를 만난다. 치명적인 미모를 지닌 ‘오키누’와 그녀의 동생 ‘오세이’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신분을 위장한 채 주점에서 일하고 있다. 한편, 마을에 군림한 채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긴조’는 숙적들을 처단하기 위해 떠돌이 무사인 하토리’를 고용하기에 이른다. 맹인 검객, 게이샤 자매, 떠돌이 무사. 이제 이들은 결코 피할 수 없는 숙명적인 대결 앞에 서게 되는데.

교토 기온의 유명한 게이샤 자매인 우메키치와 아야코. 언니 우메키치는 인정 많고 헌신적이며, 동생 오모차는 당차고 야무져 남자는 돈줄이라 여긴다. 어느 날, 파산한 뒤 아내를 떠난 후루사와가 우메키치를 찾아오고, 그녀는 그를 받아들여 돌보기 시작한다. 그런 언니를 이해할 수 없는 오모차는 후루사와를 내쫓기 위해 애쓴다. 같은 해 공개되었던 와는 여러 면에서 공통점을 보여 두 작품은 ‘자매’라 일컬어진다.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사회에서 상처 받고 능멸당하는 여성을 통해 당대 일본의 어두운 면모를 냉정하게 포착한 걸작. (2016 영화의 전당 - 미조구치 겐지 60주기 특별전)

수오 마사유키 감독 특기와 배우 군단이 여전함을 알리는 뮤지컬. 기본은 "마이 페어 레이디"로, 게이샤가 되겠다고 찾아온 가고시마와 쓰가루 사투리를 쓰는 견습 마이코의 사투리를 교토어로 교정하겠다고 도전하는 언어학 교수. 그러나 원작과는 달리 마이코가 귀해진 현대의 게이샤 집과 사장의 고민, 블로그를 운영하는 만년 마이코인 사장 딸, 유부남을 사랑하는 원숙한 기녀, 견습 마이코를 좋아하는 대학원생 등의 이야기가 다른 한 축을 이룬다. 벚꽃과 단풍이 한창인 아름다운 풍광, 전통 춤과 현대 무용을 곁들인 경쾌한 춤과 노래의 향연으로 교토의 게이샤를 문화 상품으로 부각시킨다.

남편을 전쟁터에 보낸 후 큰 저택에서 딸 도모코를 키우던 이쿠요는 집을 나간다. 할머니의 손에 외롭게 자라던 도모코는 아버지마저 사망하자 갈 곳이 없어지고 만다. 결국 낯선 사람에게 맡겨져 게이샤 교육을 받으며 자란 도모코는 시간이 흘러 어엿한 게이샤로 성장하지만 동경의 한 유곽에서 어머니를 만나며 또 한 번 험난한 인생길에 들어선다.

츠타가 운영하는 야나기바시의 기생집으로 남편과 아들을 잃은 리카가 직업 소개소를 거쳐 일자리를 구하러 찾아온다. 츠타는 리카가 이름을 바꾸면 일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하고, 리카는 이름을 ‘오하루’로 바꾼 후 식모살이를 시작한다. 힘들어도 온갖 허드렛일을 열심히 하던 오하루는 시장을 보러 갔다가 츠타의 기생집이 빚더미에 눌려 있음을 알게 되는데...

아버지가 집을 나간 후 키미코는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다. 키미코는 아버지를 되찾기 위해 산골 마을을 찾아가지만, 아버지는 이미 전직 게이샤 오유키와 동거하고 있다.

나가노의 요리점 <요시다야>에서 일하는 여종업원인 사다는 그 곳에서 주인인 이시다 기치조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순식간에 그와 격정적인 정사를 나누고픈 욕망에 빠져든다. 첫눈에 반한 두 사람은 늦은 밤 응접실이나 객실 등에서 지속적으로 밀회를 나누다가 기치조의 아내에게 발각된다. 결국 사다는 요리점을 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자 기치조의 부인을 속이고 도망을 나와 요정 마사키에 틀어박혀 격렬한 사랑을 수 차례 나누게 된다. 두 사람의 사랑은 애정을 넘어서 서로의 육체에 대한 집착으로 나타나고, 결국 사다는 기치조를 영원히 자신의 남자로 만들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군사학교 교수인 아오치는 한때 동료였으나 지금은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는 친구 나카사고를 쫒는다. 그 과정에서 자유롭고 이기적인 나카사고의 삶을 부러워하면서 한편으로는 역겨워하는 아오치는 기이한 체험들을 하게 된다. 아오치와 나카사고를 중심으로 아오치의 아내, 나카사고의 아내 소노와 그녀와 똑 닮은 게이샤 오이네까지 다섯 남녀를 둘러싼 치정과 환상담이, 요염하게도 아름답게 그려진다.

매일 매일 되풀이 되는 일상속에서 조카 '세츠코'가 방문한다. 대학교수인 숙부와 매사에 여성스러움과 부의 상징으로 골프치기를 강요하는 숙모사이에서 '세츠코'는 일상에 변화주기를 시도한다. 골프치러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사제의 집에 가서 골프가방을 맡기고 도쿄의 술집에 들른 숙부앞에 '세츠코'는 도쿄기생이 보고싶다고 기생집에 가자고 조르는데…

오시마 나기사의 과 마찬가지로 1936년에 실제로 일어났던 ‘아베 사다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다. 게이샤 집에서 일하는 사다는 키치라는 남자를 만나면서 애욕의 세계에 빠져들게 된다. 그들의 사랑은 나중에는 자기 파괴적인 방향으로 치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