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만 강이 흐르는 강원도 횡성의 아담한 마을. 89세 소녀감성 강계열 할머니, 98세 로맨티스트 조병만 할아버지, 이들은 어딜 가든 고운 빛깔의 커플 한복을 입고 두 손을 꼭 잡고 걷는 노부부이다. 봄에는 꽃을 꺾어 서로의 머리에 꽂아주고, 여름엔 개울가에서 물장구를 치고, 가을엔 낙엽을 던지며 장난을 치고, 겨울에는 눈싸움을 하는 매일이 신혼 같은 백발의 노부부. 장성한 자녀들은 모두 도시로 떠나고 서로를 의지하며 살던 어느 날, 할아버지가 귀여워하던 강아지 ‘꼬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다. 꼬마를 묻고 함께 집으로 돌아온 이후부터 할아버지의 기력은 점점 약해져 가는데… 비가 내리는 마당, 점점 더 잦아지는 할아버지의 기침소리를 듣던 할머니는 친구를 잃고 홀로 남은 강아지를 바라보며 머지 않아 다가올 또 다른 이별을 준비한다.

무분별한 화석연료 발생하는 탄소 배출로 전 세계는 기후 위기에 빠졌다. 세계 각국에서는 돌이킬 수 없는 더 큰 위기가 온다고 경고하고 있다. 탄소 배출과 온난화의 가속화 속에 풍력, 태양 에너지 등의 재생 에너지 사용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원자력은 이러한 재생에너지와 함께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지구 온난화를 구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 20세기 중반 폭탄 제조와 잠수함을 가동하기 위해 과학계에서는 원자력의 비밀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미국은 이 새로운 에너지원을 통한 전력 생산을 주도했다. 그러나 원자력 에너지로의 본격적인 전환이 시작되었을 무렵, 원자력에 관한 잘못된 교육과 정보로 사람들은 ‘핵전쟁’과 ‘원자력’을 혼동하게 되었으며, ‘핵’과 ‘방사선 유출’에 대한 무의식적 공포에 사로 잡히게 된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뉴클리어 나우’를 통해 이러한 대중의 막연한 불안감과 공포심을 해소할 것을 강조한다. 프랑스, 러시아, 미국의 원자력 산업의 현장을 가감 없이 탐구하며, 기후변화 문제를 극복하고 더 ‘밝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가장 객관적인 방향성을 제시한다. 그 해답이 될 원자력은 우리가 지구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안전한 선택지가 될 것이다.

청주에 사는 농부 조육형 씨는 매일 아침 일어나 의관정제하고 박정희 사진에 절하며 국민교육헌장을 암송한다. 새마을 운동 역군으로 자신의 존재를 불러주었던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감사가 삶의 힘이고 사람의 도리라 여긴다. 울산에 사는 김종효 씨 부부는, 6.25 직후 동네마다 굶어죽는 사람이 흔하던 시절에 배고픔이란 원초적 공포를 해결해준 박정희 대통령만 생각하면 두 눈에 눈물이 고인다. 흰 한복을 입고 병든 자를 안아주었던 육영수 여사 이야기만 나오면 돌아가신 엄마를 그리워하듯 슬픔과 추억에 잠긴다. 박정희 육영수의 딸 박근혜의 탄핵이란 충격적인 상황 앞에서 이들은 세상이 뒤집힌 듯한 혼란을 느끼는데...

1945년생 이묵은 ‘레즈비언’, ‘트랜스젠더’라는 단어가 국내에 들어오기 전 ‘바지씨’로 평생을 살았다. 서울에선 김승우로, 고향 여수에선 이묵이란 이름의 여자를 사랑한 사람으로 살아온 세월. 손에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여자를 사랑했고, 떠나 보냈지만 세상의 눈에는 그저 불온한 존재였던 사람. 한편, 2017년 대한민국의 광장에선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무지개 깃발이 나부끼지만 성소수자의 존재를 지우려는 혐오의 목소리도 점점 커져가는데…

영권이와 나는 대학 동기로 시작해 24년 된 친구다. 전공인 물리학과 무관하게 영권이는 정치를, 나는 영화를 선택했다. 영권이는 2004년 국회의원 선거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진보정당 후보로 네 번의 선거에 출마했다. 친구가 네 번의 선거를 치르는 동안, 나는 수십 편의 영화를 찍었다. 그 사이 우리는 마흔이 훌쩍 넘었고, 친구의 정치는 광장에서 골목으로, 나의 영화는 이상에서 일상으로 돌아왔다. 영권이가 2018년 구의원 선거에 도전한다는 소식을 듣고, 2004년에 함께 했던 다큐멘터리 작업을 다시 시작해 보기로 한다. 훌라후프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영권과 창문을 닦으며 세상을 마주보겠다는 나.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과 고국을 잃어버린 우리 민족, 그들에게 위로와 희망, 자긍심을 전해준 것은 바로 우리 민족의 노래 '아리랑'. 고개 너머 떠난 이들이 부른 노래를 통해 그들이 겪어야 했던 아픔과 고통을 마주하게 된다. 머나 먼 땅 우리 민족에게 전해진 아리랑의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나라를 잃고 고향을 떠나왔지만 대신 복음을 받아들인 북간도의 기독교인들. 그들이 손에 쥔 십자가는 독립을 향한 담대함의 상징이자 짊어져야할 시대의 소명이었다. 역사학자 심용환이 마지막 북간도 후예 故 문동환 목사의 회고를 따라 북간도 곳곳에 숨겨진 항일 독립 운동의 흔적과 의미를 좇는다. 무너지지 않은 벽같았던 일본 제국주의 앞에서 독립 선언서를 남기고 만세 시위를 펼쳤던 100년 전 민중들. 그들은 독립을 향한 염원이 바로 실현되리라 생각하고 맨몸으로 일제의 총칼에 맞섰던 것일까? 민족의 미래를 위해 당신의 오늘을 희생한 우리의 선조들, 당대에는 패배했을지언정, 역사에서는 승리했던 사람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그들의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