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고 화목한 가정의 아버지와 맏딸, 막내 아들이 호주의 아웃백으로 여행을 떠난다. 내륙 사막의 한 가운데 차를 세운 후 딸은 차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보자기를 깔고 간소하지만 정성이 담긴 점심 식사를 차리기 시작한다. 점심 준비가 끝나갈 때쯤, 우울증이나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듯한 아버지가 천진하게 소풍을 즐기고 있는 자신의 두 자녀에게 무자비하고 광기 어린 총알을 퍼붓기 시작한다. 영민하고 민첩한 딸은 이 처참하고 난해한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어린 남동생과 함께 근처에 있는 바위 뒤로 몸을 숨긴다. 도시와 문명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외진 사막에서 벌어지는 이 부조리한 비극은 결국 자녀들을 죽이지 못한 아버지의 자살로 끝난다. 사막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자동차는 아버지가 자녀들이 달아나지 못하도록 기름을 끼얹고 불을 질러 이미 화염에 휩싸여 있다. 막 사춘기를 넘은 어린 소녀와 아버지의 행동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자동차 놀이에 여념이 없는 꼬마는 이제부터 펼쳐질 드넓은 아웃백에서의 생존 게임을 이겨내야만 한다.

1989년 싱글맘 로즈는 어린 두 아들 장과 에른스트와 코트디부아르에서 파리로 이주한다. 흑인, 이민자, 여성 가장의 삶의 무게란 짐작되고도 남지만, 로즈는 대차게 세상에 응수한다. “내 남자는 내가 선택할 거야. 난 어디에도 속하지 않아.”라고 말할 만큼 그녀는 사랑과 구애에 진심이며 자기 주도적인 인물이다. 영화는 로즈, 장, 에른스트에 관한 각각의 챕터와 약간의 후일담으로 구성돼 있다. 엄마이기 이전에 여성인 로즈는 사랑을 찾아 저돌적으로 나아가지만 그만큼 고독한 내면의 풍경을 보여준다. 그런 엄마를 지켜보던 첫째 장의 복잡한 심경, 방황, 결핍이 한 축에 있고, 두 사람을 안쓰럽게 바라보는 막내 에른스트의 성장담과 성인기의 한때가 또 다른 축을 담당한다. 긴 세월을 지나온 이들은 뿔뿔이 흩어져 지내지만, 지난 각자의 선택이 서로의 현재 삶의 행로와 내면의 지도에 깊은 영향을 끼친 듯하다. 섣부른 타협이나 봉합 없이 각자의 삶을 떠안고 살아가는 가족의 초상이다.

중학생이 된 그렉(재커리 고든)에게 학교는 멍청하고도 잔인한 곳이다. 방학 동안 부쩍 자란 친구들과 달리 성장이 느린 그렉은 단짝 친구 롤리(로버트 카프론)와 함께 식당 바닥에서 점심을 먹는 굴욕을 감수하면서 학교 생활을 버텨야만 한다. 그렉의 당면한 목표는 어떤 종목에서든 학교 최고가 되어 학년말 앨범에 실리는 것이다. 이에 가장 자신있는 레슬링에 도전한 그렉은 여학생과의 대결에서 패배한 사실이 학교 신문에 실리면서 망신을 당한다. 그런 그렉에게 유일한 위로는 자신보다 못한 롤리의 존재다. 하지만 그렉이 롤리의 손을 다치게 한 것을 계기로 상황은 역전된다. 깁스를 한 롤리가 아이들의 동정표를 싹쓸이한데 이어 학교신문의 만화가 자리까지 차지하면서 인기가 폭등한 것이다. 절친을 잃은 그렉은 아이들의 관심을 끌어보려고 하다가 반감만 사고 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