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한 남자가 ‘데르수 우잘라’의 무덤을 찾아오고 시간은 과거로 돌아가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블라디미르는 러시아 오지의 지도를 만들기 위해 탐험을 하던 중 우연히 사냥꾼 데르수를 만난다. 마침 안내인이 필요했던 그는 데르수에게 함께 동행해 줄 것을 요청하고, 이때부터 이들의 인연이 시작된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실존 인물인 데르수 우잘라의 삶을 70mm 카메라로 영화화했다. 1975년 모스크바영화제 감독상 수상.
파리 센느강의 아홉 번째 다리 퐁네프. 사랑을 잃고 거리를 방황하며 그림을 그리는 여자 미셸, 폐쇄된 퐁네프 다리 위에서 처음 만난 그녀가 삶의 전부인 남자 알렉스. 마치 내일이 없는 듯 열정적이고 치열하게 사랑한 두 사람. 한 때 서로가 전부였던 그들은 3년 뒤, 크리스마스에 퐁네프의 다리에서 재회하기로 하는데...
작가인 멜빈 유달(잭 니콜슨)은 결벽증과 편집증에 시달리는 독설가다. 그는 거리의 보도 블럭 선을 밟지 않고 걸으며, 늘 같은 식당, 같은 자리에서 늘 같은 음식을, 자신이 갖고 다니는 숟가락으로 먹는다. 유달은 웨이트리스인 캐롤(헬렌 헌트)에게 관심이 있지만, 그녀는 그에게 냉담하기만 하다. 하지만 유달이 천식을 앓는 그녀의 아들에게 의사를 소개시켜주는 등의 친절을 보이자 캐롤도 점차 마음을 연다. 한편 유달의 옆집에 사는 동성연애자인 화가 사이먼(그렉 키니어)은 누드 모델 일당에게 강도를 당해 엉망이 된다. 때문에 부득이하게 유달의 도움을 받게 되는데...
이란 테헤란의 어느 곳, 눈발이 스산하게 흩날리는 겨울 날, 철길을 걷고 있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아내와 딸을 뒤로 한 채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떠난다. 모크타(하셈 아브디)는 철길 옆에 위치한 스산한 집에 아내 카툰(미트라 하드자)과 딸을 남겨두고 일을 찾아 떠난 것이다. 말하자면 그것은 그가 원한 게 아니었다. 직장에서 해고된 채 별다른 일을 구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남편이 떠난 지 몇 달이 되도록 그의 가족은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한다. 경찰은 곧 모크타가 죽었음을 아내에게 알려오고, 직업을 찾아 그들이 사는 동네로 들어온 시계공 말하브(알리 니크솔라)가 그녀에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그는 남편이 떠난 그 아름다운 여자의 주위를 배회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맴돌기만 하던 그의 마음이 하늘을 움직였는지, 그는 마침내 그녀와 결혼을 하게 되지만 무거운 현실은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그래서 말하브 역시 일이 잘 풀리지 않자 가족을 뒤로 한 채 외국으로 떠날 결심을 하게 된다.
이자는 스물 한 살. 커다란 배낭을 짊어지고 도시에서 도시로 떠돌아 다니며 틈틈이 자신이 만든 카드를 팔아 생계비를 번다. 낯선 도시 릴르로 친구를 찾아왔지만 친구는 벨기에로 이미 떠난 뒤 갈 곳 없는 그녀는 공장에 취직하고 그 곳에서 동갑내기 마리를 만난다. 그늘진 얼굴에 말이 없는 마리는 이자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지내는 것을 허락하지만 사실 그 아파트는 교통사고로 중태에 빠진 어느 모녀의 것. 혼수상태에 놓인 모녀가 죽기라도 하면 금방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갈 상황이다. 외향적이고 남을 보살피기 좋아하는 이자와 예민하고 연약한 마리. 외모도 성격도 정반대이지만 둘은 금세 친구가 된다. 일이 서툰 이자가 해고당하자 마리도 함께 직장을 그만 둔다. 일자리를 찾아 거리를 배회하던 둘은 나이트 클럽 기도인 샤리와 후레도를 만나 함께 어울려 다니고 돈이 필요한 마리는 사랑하지도 않는 샤리와 함께 관계를 가진다. 이자는 다른 일을 찾아서 열심히 살아가지만 마리는 세상과 단절된 채 오직 자기 자신에게만 빠져든다. 어느날 마리는 나이트 클럽 주인인 크리스를 만난다. 매력적인 외모와 부를 겸비한 그에게 매료된 마리는 사랑해서는 안될 사람인 걸 알면서도 점점 집착하게 되고 그런 마리를 사랑하는 샤리는 묵묵히 옆에서 지켜만 볼 뿐이다. 이자는 안타까움과 걱정어린 마음으로 마리에게 충고하지만 오히려 둘은 크게 다투고 급기야는 이자가 집을 나가게 되는데.
신세계에선 가제트 로봇을 만들어 노점에서 장사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키류 센토와 반죠 류우가. 만담 코너 녹음을 다 끝낸 어느 날, 센토는 신상품인 거미형 펫 로봇을 쥐어주면서 돈 벌어 오라며 반죠를 내보낸다. 장사를 공치던 반죠 앞에 가면라이더 크로즈를 그린 그림을 갖고 있는 여자가 나타나고, 센토는 하얀 판도라 패널이 파란 무언가로 뒤덮이는 모습과 함께 "이건가! 판도라 박스의 힘으로 만든 신세계란 게!"라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는데...
14세의 엘리아스는 새로운 이웃인 알렉산더(14)에게 끌린다. 곧 그는 처음으로 진정한 사랑에 빠졌음을 깨닫는다. 친구와 가족과의 교류는 답을 얻기보다 오히려 더 많은 질문을 가져오고, 솟구치는 감정에 혼란스러운 엘리아스는 자신의 내면의 혼란을 정리하며 알렉산더의 마음을 받을 가치가 있음을 증명하려고 노력한다.
호주의 유명 감독 레이 로렌스가 5년만에 발표한 세 번째 영화 [진다바인]은 레이몬드 카버의 소설을 원작으로 도덕적 기로에 선 사람들의 동요와 선택을 그린 작품이다. 주말 동안 낚시 여행을 떠난 스튜어트와 친구들은 원주민 여성의 시체를 발견한다. 하지만 이들은 주말을 망치고 싶지 않아, 일요일에 돌아올 때까지 신고를 미룬다. 집에 돌아온 뒤 경찰에 신고를 하자, 그 사실을 알게 된 이들의 아내와 마을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들의 무책임함을 비난한다. 이 친구들의 행동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도덕적 충돌과 냉담한 반응은 스튜어트와 클레어의 부부 관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스튜어트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지 못하고, 클레어는 남편에 대한 믿음이 바닥부터 흔들리는 것을 느낀다. 무미건조하고 메마른 풍경을 배경으로, `단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뿐`인 네 친구들의 행동은 그들이 상상하지 못했던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레이 로렌스는 원작의 미국 소도시를 호주의 한적한 마을로 옮겨와, 개인적인 관계들을 뒤흔드는 도덕적 갈등뿐만 아니라 인종적인 긴장까지도 그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