넨과 엥겔은 고정된 눈과 초점없는 눈빛이 닮아 쌍둥이라고 불린다. 그들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지만 언제부턴가 엥겔이 넨과의 섹스를 거부한 상태다. 암흑계의 대부 폰타나는 동료들과 함께 부패한 경찰을 매수해 정부의 돈을 수송하는 트럭을 습격, 강탈하는 계획을 세운다. 넨과 엥겔 그리고 쿠에보 역시 폰타나의 강도 계획에 참여하게 된다.

한국 현대사를 향한 끈질긴 응시와 예술적 자의식이 만나는 지점에서 예민하게 작업해 온 임흥순 감독은, 이번엔 광주와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투쟁과 탄압의 역사가 만나는 곳에 시선을 두었다. 두 도시에선 독재정권에 맞서 투쟁한 수많은 이들이 학살되었고, 유해도 찾지 못한 채 실종처리 되었으며, 또 수많은 이들이 암흑의 역사가 안긴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두 도시가 차례로 보이며 피해자와 희생자 가족들의 증언이 교차될 때, 두 도시의 섬뜩한 역사가 너무나 닮아있어 소름이 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