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제2차 세계대전. 체코의 작은 마을에도 나치의 마수는 어김없이 드리워지고, 유대인의 상업행위에도 제동이 걸린다. 이로 인해 가난하고 어수룩한 소작농 토노에게 귀가 들리지 않는 노년의 유대인 과부 로잘리가 운영하는 단추 가게를 가로챌 기회가 찾아온다. 동서가 기관원인 든든한 빽을 둔 덕에 공짜로 가게를 차지하게 된 토노와 졸지에 피고용인 신분이 되어버린 로잘리의 사이가 좋지 않은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매일같이 투닥거리는 와중에도 토노는 로잘리에게 진심 어린 우정을 느끼게 되고, 며칠 뒤 그녀가 아우슈비츠에 끌려갈 운명임을 알게 되자 감당할 수 없는 혼란에 빠져든다.

리자(알렉산드라 슬라스카 분)는 아우슈비츠에서 SS감독관으로 있었던 자신의 과거에 대해 두 가지 다른 회상을 들려준다. 첫 번째 회상은 전쟁이 끝난 수 독일로 돌아가는 화려한 쾌속선에서 남편에게 들려주는 불온한 부분을 삭제한 버전이다. 그녀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 남녀 수감자가 만날 수 있게 호의를 베풀었지만 그 이상 그들의 운명에 관여할 힘은 없었다고 말한다. 리자가 혼자 회상하는 두 번째 버전에서는 그녀의 동기가 좀더 복잡하고 모호하며 여자 수감자에 대한 집착적 관계가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