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페루 원주민들은 도로, 수로, 석유 생산시설 등을 점거하고 반정부 시위를 벌인다.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외국 기업들이 밀림 지역에 진출해 석유 시추, 채광, 벌목, 대규모 농경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개발법을 철폐하는 것. 하지만 알란 가르시아 대통령이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하면서 경찰과 원주민 사망자가 발생한다. 여기에 원주민 지도자인 알베르토에게 페루 정부가 선동 반란 혐의를 적용해 구속 영장을 발부하면서, 정부와 시위대 두 세계의 충돌은 걷잡을 수 없는 유혈 사태로 치닫는다.
2012년 2월 21일, 모스크바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 제단. 컬러풀한 스키마스크에 형광색 레깅스를 입은 여성들이 튀어나와 공연을 시작한다. “성모님, 여성을 축복하고, 푸틴을 거둬주소서.” 이들의 이름은 페미니스트 펑크락 그룹 ‘푸시 라이엇(Pussy Riot).’채 1분도 되지 않는 공연을 한 대가로 이들은 ‘종교적 증오를 기반으로 한 난동죄’로 기소되는데…. 재판에 회부된 것은 이 여성들일까,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일까. (2013년 제7회 여성인권영화제)
제주 섬 강정에서 부는 거대한 바람을 구럼비의 아름다운 사계절의 변화와 함께 풀어낸다. 길고도 긴 싸움에 주민들 뿐 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구럼비를 지키기 위한 사람들이 모여든다. 지키는 자와 파괴하는 자, 그 사이에 자연은 말없이 인간사 풍경을 지켜보고 있다. 조성봉 감독의 〈구럼비, 바람이 분다〉는 유구한 자연을 두고, 국가안보와 경제논리가 만나 벌이는 거대한 해프닝을 담아내고 있다. ....